뉴스외전박철현

"보증금 돌려줄 돈 없어요" 역전세난 현실로?

입력 | 2023-04-24 14:57   수정 | 2023-04-24 14:59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최근 관심이 집중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가 다른 사례에 비해 특히 피해가 컸던 건 세입자보다 선순위인 근저당권이 있었기 때문이잖아요.

그런데 요즘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는 탓에 시장에선 이런 위험 매물이 더 늘고 있습니다.

박철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2년 전 8억 6천만 원까지 올랐던 30평형 전세가는 최근 5억 4천만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또 다른 세입자를 구해도 보증금을 돌려주려면 거액의 돈이 더 필요한 상황.

전셋값은 시세대로 낮춰주되 그만큼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겠다는 집주인도 나왔습니다.

[서울 송파구 A부동산]
″지금 문제가 뭐냐면 (기존) 세입자가 8억에 살고 있대요. 그래서 주인이 대출을 2억 5천을, 원금 2억 5천을 받아서 (보증금) 5억 5천 들어오시는 분하고 (계약)해서 그 사람을 내보낸다는 거예요.″

집주인이 보증금 일부도 돌려줄 능력이 없어서, 아파트에 선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한 채 새 세입자를 받겠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아파트는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전세사기 직격탄을 맞은 빌라들은 거래마저 뚝 끊겼습니다.

올 1분기 서울 지역 빌라 전세 거래량은 1만 5천여 건, 1년 전보다 7천 건 이상 줄었고, 특히 강서구 지역은 반토막이 났습니다.

그나마 거래가 된 빌라들의 전세가격을 분석해 보니 절반 이상은 불과 3개월 전과 비교해도 가격이 더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다음 달부터 전세보증보험 HUG의 보증 범위가 150%에서 126%로 축소되는데, 상당수 빌라가 이 범위에 맞추려면 보증금을 이전보다 더 낮춰야 해서, 전세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이 더 하락한다면 (전세 보증) 사고율도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달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는 전국에 모두 1,385건, 지난해 8월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수치로 반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MBC뉴스 박철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