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수진

"엄마!" 울부짖는 청년 집단 구타해 숨지게 한 경찰‥미국 사회 '발칵'

입력 | 2023-01-28 20:16   수정 | 2023-01-28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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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달 초 미국에서 교통 단속에 걸린 흑인이 경찰들에게 폭행을 당해 숨지는 일이 있었는데요.

집단 구타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미국 사회가 또 한번 발칵 뒤집혔습니다.

워싱턴에서 김수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차를 세운 경찰이 흑인 운전자를 끌어내립니다.

″<당장 차에서 내려!> 전 잘못한 게 없어요.″

잘못한 게 없다며 저항하다 달아난 운전자는 29살 타이리 니컬스.

잠시 뒤 다시 붙잡힌 니컬스의 눈에 경찰은 최루액을 뿌렸고…

″엄마!″

엄마를 찾으며 울부짖는 그를 폭행하기 시작합니다.

바닥에 쓰러진 니컬스의 머리를 향해 발길질을 하고, 한 경찰은 경찰봉을 꺼내 매질을 합니다.

비틀거리며 피하자 또 다른 경찰관이 주먹으로 얼굴을 계속해서 가격합니다.

영상에 찍힌 폭행은 3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니컬스는 사흘 뒤 사망했습니다.

[로반 웰스/타이리 니컬스의 어머니]
″고작 몇 피트 떨어진 곳에서 아들이 제 이름을 불렀는데, 저는 그 소리를 듣지도 못했습니다. 제가 지금 어떤 심정일지 상상도 못하실 거예요.″

경찰관 다섯 명은 모두 흑인이었는데 2급 살인과 폭행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미국 사회는 또 다시 발칵 뒤집혔습니다.

[트리스틴]
″방금 전에 식당에서 영상을 봤어요. 말도 안됩니다. 아니 그건 미친 짓입니다.″

[윌리엄]
″그는 집에 가려고 한 건데 불필요한 경찰 폭력은 정말 끔찍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은 시위가 번질 것을 우려해 영상을 사람들이 퇴근을 마친 금요일 저녁에 공개했는데, 사건이 발생한 테네시주 멤피스는 물론 뉴욕과 필라델피아, 포틀랜드 등 미국 전역의 도시에서 밤늦게 거센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지난 2020년 5월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했을 때처럼 전국적인 시위로 이어질 조짐도 보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영상을 보고 격분했다″며 ″분노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폭력에 의존해선 안된다″고 당부했습니다.

3년 전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이 길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의 영어 약자를 따 ′BLM 플라자′로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또 경찰 폭력으로 인한 희생자가 나오면서, 공권력 남용에 대한 비판이 다시 거세지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수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효(워싱턴) / 영상편집 : 김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