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구나연

[단독] 취객의 택시 폭주‥기사 폭행하고 운전대 빼앗아 질주

입력 | 2023-02-17 19:53   수정 | 2023-02-1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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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즘 저녁 식사나 모임 자리들이 많아지면서, 심야 시간 음주 사건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만취한 승객이 택시 기사를 폭행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는데요.

지난달 서울 은평구에서도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폭행을 당하고, 심지어 택시까지 빼앗긴 일이 있었습니다.

승객을 잡고 보니까,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습니다.

먼저 구나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자정이 다 된 시각, 멈춰선 택시 안.

요금 결제를 마친 택시기사가 뒷좌석 승객에게 신용카드를 건넵니다.

그런데 승객이 갑자기 주먹으로 강하게 기사를 때립니다.

기사의 머리 쪽으로 손을 뻗기도 합니다.

폭행당한 택시기사는 강한 충격은 물론 두려움까지 느꼈습니다.

[피해 택시기사]
″정확히 이쪽, 턱뼈 쪽에 맞았거든요. 저는 이걸 예상 못 했거든요. 내릴 것 같았는데 갑자기 주먹이 날아오니까요. 무서운 거는 나중에 동영상을 확인했는데 웃고 있더라고요 심지어‥″

기사가 폭행을 피하려고 택시에서 내리자, 뒤따라 내린 가해 남성이 운전석에 앉았습니다.

남성은 뒷문이 열린 상태로 몇백 미터를 달렸고, 이어 택시 안의 집기들을 부순 뒤 차에서 내려 달아났습니다.

[피해 택시기사]
″카드 태그(결제)기, 이걸 뜯어서 버리고 공기청정기도 뜯어서 버리고‥가다 보니까 가방이 없는 거예요. 화단 거기다가 처박아 놨더라구요.″

이 남성은 택시기사를 폭행한 지점에서부터 약 3백 미터를 직접 운전해 이 동물병원 앞에서 검거됐습니다.

택시기사의 가방은 이 화단에서 발견됐습니다.

당시 남성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 만취 상태였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폭행을 당한 기사는 지금도 택시를 몰기가 두렵습니다.

[피해 택시기사]
″3일 동안 주먹으로 맞은 부위가 너무 아파서 치료도 받았거든요. 트라우마라고 하나요. 이 일을 (계속) 해야 되나 그런 생각도 많이 들고.″

경찰은 가해 남성을 운전자 폭행과 기물파손,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조사했습니다.

그런데 구속영장을 신청하지는 않았고, 음주운전 혐의만 검찰에 넘긴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절도 등의 혐의는 가해자가 조사 일정을 계속 미루고 있어 조사가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고무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