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정인

용병-정규군 균열?‥와그너 그룹 수장 연일 군 수뇌부 비판

입력 | 2023-02-22 20:07   수정 | 2023-02-2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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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러시아의 전쟁을 돕고 있는 민간 용병 업체, ′와그너 그룹′의 수장이 러시아 군부를 향해서 날 선 비판을 연일 쏟아내고 있습니다.

′물자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전쟁 중에 고위 인사들이 해외여행을 가고 있다′면서 비판했는데, 급기야 ′반역′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군부와 용병 사이의 내분이 드러나고 있는 모습인데요.

김정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군사력의 한 축은 민간 용병 업체 ′와그너그룹′이 맡고 있습니다.

수장은 크렘린 궁에 음식을 납품해 ′푸틴의 요리사′로 불린 프리고진입니다.

이달 초엔 직접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공중전을 하자며 도발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와그너그룹 수장 (현지시간 6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린 바흐무트를 폭격하고 돌아왔다. 내일은 미그-29 전투기를 타려고 한다. 당신이 원한다면 하늘에서 만나자.″

그러던 그가 러시아군 수뇌부를 향해 연일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제대로 물자 지원을 못 받고 있다, 전쟁 중에 군 고위 인사들이 해외여행이나 가고 있다고 꼬집은 겁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와그너그룹 수장 (현지시간 20일)]
″군인이 숨지는 바로 그 순간에 뻔뻔스럽게도 당신의 딸, 손녀, 애완동물을 두바이로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참견하려는 게 아니다.) 단지 탄약을 달라고 부탁할 뿐이다.″

대놓고 참모총장과 국방장관을 저격하더니,

[예브게니 프리고진/와그너그룹 수장 (현지시간 21일)]
″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은 와그너그룹에 탄약을 제공하고 항공 운송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명령을 연달아 내리고 있다.″

′반역′이라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와그너그룹 수장 (현지시간 21일)]
″매일 수백 명의 전투병을 잃으며 바흐무트를 위해 싸우고 있는 지금, (와그너그룹을 와해하려 하는 건) 반역죄에 해당할 수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투병 보급을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바로 반박에 나섰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와그너그룹이 전쟁의 공을 놓고 정규군과 다툼을 벌이고 무리하게 죄수 특채를 진행하다 권력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군부에 대한 이례적인 비판은 푸틴에게 도움을 청하는 절망의 몸짓이라는 평가도 제기됐습니다

이런 갈등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국정 연설에서 내부 갈등 종식을 강조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정규군과 민간 용병이 공존하는 러시아의 전쟁 구조는 예상치 못한 반목과 갈등으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MBC뉴스 김정인입니다.

영상편집 : 임주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