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아라

역대 최대 산불 발생 1년‥화마가 지나간 현장은?

입력 | 2023-03-04 20:12   수정 | 2023-03-0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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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꼭 1년 전 오늘이었죠.

경북 울진과 강원 동해안에 역대 최악의 산불이 났었습니다.

무려 2백 13시간 43분을 내리 타올랐고, 서울시 면적의 3분의 1인 2만 5백여 헥타르의 산림을 집어삼키면서 역대 최장 시간, 최대 피해면적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는데요.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 그 참혹했던 현장은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이아라 기자가 1년 전 그 현장에 가봤습니다.

◀ 리포트 ▶

저 멀리 바닷가에 울진 한울 원전이 내려다보이는 강원 삼척시 원덕읍.

하늘에서 본 백두대간은 불이 꺼진 지 1년이 흘렀지만 수풀 하나 없는 상태입니다.

경북 울진에서 시작돼 강원 삼척까지 넘어온 화마는 주변 지역을 고스란히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주택 서른 채가량이 불에 타며 하루아침에 폐허가 됐던 동해시 묵호등대 일대.

[지난해 3월 7일 뉴스데스크]
″저는 이번 산불로 인해 주택 수십 채가 잿더미로 변한 강원도 동해시 묵호동에 나와 있습니다. 제 주변으로 폐허가 된 집들이 눈에 띄는데요.″

이곳은 제가 지난해에도 왔었던 불에 탄 펜션인데요.

산불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렇게 흉물처럼 방치되고 있습니다.

바다를 조망하던 숙박업소의 통유리는 화염에 모두 깨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건물은 새까맣게 그을린 채 뻥 뚫려 있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철거를 마친 빈 집터와 미처 치우지 못한 가재도구만이 을씨년스럽게 나뒹굴고 있습니다.

[유재술/동해시 묵호진동]
″망상 저쪽으로 대피령은 내렸는데, 순식간에 불길에 화염에 싸였으니까… 결국에는 공설 운동장, 저 망상, 그쪽으로 대피는 시켰어요.″

산불이 휩쓸고 간 야산에는 아직도 검게 탄 나무들이 쌓여 있습니다.

검게 탄 나무의 밑동을 베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윤진수/삼척동해태백산림조합]
″고사된 나무가 부패되어서 추후에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제거 작업을 하는 겁니다.″

훼손된 숲은 인공 조림과 자연 회복 방식으로 복원될 예정이지만, 원래 모습을 되찾으려면 수십 년은 지나야 합니다.

[권경호/삼척시 원덕읍 주민]
″(이전 같은) 세월이 언제 오려나…저는 그게 좀 안타까워요.″

산불 피해지는 여전히 처참하게 남아있고, 대형 산불의 상처가 아물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배광우(강원영동), 양성주(강원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