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형

[집중취재M] 전기차 화재 꼼짝마! 신속 진화 장치 '개발 영상' 입수

입력 | 2023-04-25 20:08   수정 | 2023-04-2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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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기 차량에서 불이 났을 때, 불을 끄는게 더 어렵고 또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보도를 많이들 보셨죠?

배터리 팩에서 열이 치솟아서 번지는 이른바 ′열 폭주 현상′ 때문인데요.

우리 소방 당국이 이 현상을 막고 불을 더 효과적으로 끌 수 있는 장비를 개발 했습니다.

그 실험 영상을 김민형 기자가 단독으로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2월, 부산의 한 아파트 주차장.

충전을 마치고 주차돼있던 전기 차량이 폭발했습니다.

갑자기 커진 불길이 옆 차량 넉 대를 집어삼키는 데는 겨우 5초밖에 안 걸렸습니다.

세종시 한 주차장의 전기 차량.

불이 붙더니 곧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고 연기가 주차장 안을 가득 채웁니다.

차 전체에 특수 덮개를 써서 소방관 10여 명이 달라붙지만 불길은 잘 잡히지 않습니다.

화재 차량 한 대를 끄는 데, 꼬박 1시간이 걸렸습니다.

잇따르는 전기차 화재, 피해도 크고 진화도 쉽지 않은 건 전기차 배터리의 열 폭주 현상 때문입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불이 붙으면 엄청난 열을 냅니다.

이 열이 배터리 내부에서 연쇄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온도는 1천 도까지 치솟습니다.

특히 차량 밑바닥에 붙어 있는 배터리의 불길이 옆으로 번져, 피해 범위도 넓고 가까이 다가가 불을 끄기도 어렵습니다.

때문에 차량을 아예 ′수조′에 담가 열을 식히는 게 효과적이지만, 이런 이동식 수조는 전국 44개뿐.

더 빨리, 더 효과적으로 불을 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국립소방연구원이 실제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30개를 붙여 놓고 불을 붙여봤습니다.

3분이 지나자 배터리에 연기가 발생하면서 열 폭주가 시작됩니다.

8분째, 배터리 전체가 불꽃에 휩싸입니다.

그런데 배터리 밑에 미리 넣어둔 ′상방향 방사장치′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자, 금세 불길이 사그라집니다.

이런 식으로 불길이 거의 잡히는데 16분.

1시간에서 길게는 수 시간 씩 걸리던 진화 시간이 크게 단축될 수 있는 겁니다.

앞선 보신 ′상방향 방사 장치′ 작동 원리, 3차원 그래픽으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출동한 소방관이, 이렇게 불이 난 전기차 아래로 바퀴 달린 방사장치를 밀어 넣습니다.

방사장치는 불에 강한 금속 소재로 만들어져있고, 옥내소화전과 연결돼 물을 끌어옵니다.

물이 이렇게 여러 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면서, 차량 밑에 달린 배터리팩을 집중적으로 식히는 겁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장치가 왜 효과적이냐면요.

지금까지는 소방관이 호스를 들고 차 아래쪽으로 접근해야 했는데 불길이 거세 가까이 가기 어렵고, 폭발 위험도 있습니다.

이 방사장치는 한 번 고정해 두면 자동으로 오래 물이 뿌려지기 때문에, 위험이 덜하고 진화 속도도 빠릅니다.

소방청은 일부 보급된 미검증 방사 장비의 사용 실태를 점검한 뒤, 규격 표준화와 확대 도입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편집: 권나연/3D그래픽: 천민혁/영상제공: 국립소방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