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의표

'여군 품평 노트' 만들어 성희롱한 병사들‥신고는 묵살?

입력 | 2023-05-22 20:04   수정 | 2023-05-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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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공군 소속의 한 부대 병사들이 여군 간부들을 성희롱하는 문서를 작성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군 간부들의 이름과 사진을 붙여놓고 외모를 평가하는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저급한 글로 집단 성희롱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문서의 존재가 이미 두 달 전에 부대에 신고가 됐지만, 해당 부대의 간부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가 적힌 문서.

여군 얼굴이 담긴 사진들 아래에는 부적절한 성적 표현이 가득합니다.

댓글을 다는 것처럼 맞장구를 치며 외모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주에 한 번씩 업데이트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는 말까지 적혀 있습니다.

공군 소속의 한 부대에서 당직 근무를 맡은 병사들이 작성한 문서들입니다.

근무 내용을 인수인계하는 목적으로 병사들이 만든 한글파일인데, 여기에 내부망에서 빼내온 것으로 보이는 여군 간부들의 이름과 사진, 소속 등 개인정보까지 적혀 있습니다.

[제보자]
″이런 내용을 아무렇지 않게 적고 마치 유쾌한 일인 것처럼 서로 소비하고 얘기하고, 진짜 어떤 법적인 조치가 필요한 거 아닌가‥″

이 문서는 지난 2021년부터 짧게는 8개월 동안 당직 병사들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희롱 논란이 일었지만 부대 차원의 별다른 조치는 없었습니다.

두 달 전 해당 부대 간부가 부적절한 문서에 대해 신고를 받고도, 윗선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또 다른 간부는 신고자에게 ″피해자들에게도 심적인 부담만 될 수 있으니, 지우거나 암호를 거는 게 좋겠다″고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보자]
″진짜 가해자들이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고, 그리고 사람들이 피해자의 편이 되어 줬으면 좋겠다, (피해자들이) 심적인 부담을 너무 가지거나 하지 않도록‥″

공군은 ″보고 체계에 있는 간부 3명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문서를 작성한 것으로 신고된 전역자 1명을 민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편집: 박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