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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한부모 아동 빈곤율 47%‥"모텔 생활 벗어났지만"
입력 | 2023-05-25 20:42 수정 | 2023-05-2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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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뉴스데스크 연속기획, ′빈곤에 갇힌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 세 번째 순서는 한부모 가정의 이야기입니다.
아이가 엄마나 아빠, 부모 중에 한쪽만 함께 사는 경우에, 아동 빈곤율이 네 배가량 더 높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겠죠.
생계뿐 아니라 돌봄과 교육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정혜인 기자가 취재한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을 만나보겠습니다.
◀ 리포트 ▶
5살 지호가 유치원에서 나오는 저녁 6시.
근처에서 일하는 엄마가 지호를 찾습니다.
버스를 타고 한 시간을 달려 집에 돌아옵니다.
엄마는 쉴 틈도 없이 지호가 먹을 계란찜과 주먹밥을 준비합니다.
[지호 어머니]
″<어머니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저는) 저녁은 거의 안 먹어요. 한 명이 안 먹으면 그래도 덜 나오거든요, 식비가.″
엄마는 대학생 때, 혼자 몸으로 지호를 낳았습니다.
기댈 곳은 없었고, 아이와 단둘이 살 곳을 찾아 시설과 모텔을 전전했습니다.
[지호 어머니]
″진짜 싼 방들 찾아보다 그것도 없으니 거의 모텔.. 아이 재우고 새벽에라도 그 모텔 바로 밑에 편의점이 있었는데 거기서 일 조금씩 도와주면서..″
지난 2월, 미혼모센터의 도움으로 보증금을 후원받아 마련한 서울의 한 빌라.
하지만, 버는 수입의 절반이 월세로 나갑니다.
지호가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은 늘 뒤로 밀립니다.
[지호(가명)]
″<놀러 가고 싶은 데 있어요?> 응. <어디?> 놀이공원. <놀이공원 가본 적 있어요?> 아직까진 안 가봤어요.″
요즘 지호에게 가장 신기한 풍경은 동네 횟집입니다.
[지호(가명)]
″<엄마랑 뭐해요?> 아쿠아리움 가요. <언제 갔어요?> 아침에요.″
[지호 어머니]
″수산물, 회파는 곳 있잖아요. 횟집..″
5살 다은이도 엄마와 단둘이 삽니다.
아이 아빠가 집 보증금까지 챙겨 떠난 뒤 다은이 엄마는 우울증에 공황 장애가 생겼습니다.
양육비도 받지 못해, 한 달 1백만 원 남짓한 기초생활수급비로 버팁니다.
다은이의 공간은 집과 어린이집이 전부입니다.
[다은(가명)]
″<가고 싶은데 어디 있어요?> 워터파크 <왜 가고 싶어요?> 여름에 한 번도 못 가봐서요.″
어린이집은 정부 보조금으로 보낸다지만, 별도로 돈을 내야 하는 현장학습은 포기했습니다.
[다은이 어머니]
″학습지 하나도 잘 시켜주지 못하는 제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한부모가족의 아동 빈곤율은 47.7%, 부모를 모두 둔 가족보다 약 4배 더 높습니다.
한부모 가정 넷 중 하나는 직장을 못 구했고, 취업하더라도 절반 이상은 비정규직입니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소득이 생기면 정부 지원이 확 줄거나 아예 중단됩니다.
[지호 어머니]
″그런 거 다 따지면 그냥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손 놓고 바보처럼 집 안에만 있어야 되는 사람인 거예요.″
정부는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일단 치중하다 보니, 아동의 교육과 발달엔 세심한 관심이 부족합니다.
[송다영/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꿈을 가져야 되는데 현실이 척박하다 보니까 다음 세대인 아이들이 같이 빈곤해지는 거죠. 교육 격차로 벌어지고 또 교육 격차가 고용 격차로 또 벌어지잖아요.″
빈곤과 결핍에 익숙해져 가는 아이들.
꿈꾸는 아이들이 사라진 미래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영 나경운 한재훈 / 영상편집: 김하은 / 타이틀: 정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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