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고삐 풀린 '비대면진료'초진 환자도 모두 비대면

뉴스데스크정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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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코로나 기간에 임시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 이번 달부터 석 달 동안 시범적으로 실시가 되고 있습니다.

과잉 진료나 오진을 막기 위해서 적어도 한번은 직접 병원에 가서 대면 진료를 받아야 하고, 그 다음부터 화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했는데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정혜인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인천의 한 병원에 진료를 신청했습니다.

병원을 이어주는 원격진료 플랫폼에 접속해 증상을 남겼더니, 곧 연락이 옵니다.

[인천 A 의원]
<네 여보세요?>
″000님?″
<네 맞습니다.>
″10일 정도 처방을 해서 일단 경과를 보도록 할게요.″

′비대면 진료′를 받으려면, 병원에서 직접 진료를 한번 받았어야 하지만 전혀 따지질 않습니다.

게다가 ′화상 대화′가 원칙인데, 그냥 전화 통화로 진료를 마칩니다.

′규정 위반′입니다.

서울의 또 다른 병원에, 이번엔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번호로 진료를 신청해봤습니다.

[서울 B 의원]
″안녕하세요. 000님 맞으시죠?″
<네 맞습니다.>
″여기 병원인데요.″

엉뚱한 사람이 환자 행세를 했는데, 확인 절차는 없습니다.

최대 원격진료 업체들 대부분, 이걸 걸러내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닥터나우′ 관계자 (원격진료 업체)]
″의료진이 이거를 하나하나 다 지금 체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 그리고 이게 정착하려면 당연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굿닥′ 관계자 (원격진료 업체)]
″초진 환자라는 거를 저희가 이것도 개인정보 보호법상 저희가 알 수가 없어요.″

그러면, 처방약을 받는 건 어떨까?

원칙은 환자나 대리인이 약국에 방문해서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택배 수령을 신청했더니 그냥 집으로 다 보내줍니다.

저는 지침상 재택 수령 대상자가 아니지만, 처방받은 이 모든 약을 4시간 안에 집에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시범사업에서 약 처방은 3개월까지만 가능하지만, 실제론 달랐습니다.

[서울 C 의원]
″얼마나 처방 원하세요?″
<여섯 달 치 처방 혹시 가능할까요?>
″그럼 6개월치 해서 처방을 해드릴게요.″

복지부가 비대면 진료 지침을 둔 건 약물 오남용이나 오진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병원도 이런 사실을 잘 알지만, 3개월 계도 기간 중이라 문제없다고 말합니다.

[인천 A 의원]
″8월 말까지는 아직 현행처럼 유지가 되는 건데요. 8월이 지나면 그때부터는 바뀌는 걸로 보시면‥″

비대면 진료 지침이 무너진 상황에 대해 복지부는 뒤늦게 행정지도와 함께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비대면 진료에 참여하는 병원과 약국은 추가로 30%의 수가를 더 지급받습니다.

MBC뉴스 정혜인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임지수 / 영상편집: 송지원

〈알려드립니다〉

취재진은 비대면 진료의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 진료를 시도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방송에 등장한 사례처럼 일반인이 다른 사람의 주민번호를 사용해 진료를 받으면 의료법 위반에 따른 처벌 대상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집중취재M] 고삐 풀린 '비대면진료'‥초진 환자도 모두 비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