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류제민

4살 딸 학대해 숨지게 한 친모 징역 35년‥"딸의 사랑과 신뢰 배반"

입력 | 2023-06-30 20:26   수정 | 2023-06-3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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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해 부산에서 네 살 딸을 상습 학대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망 당시 아이의 몸무게가 7킬로그램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한 영양 결핍 상태였는데요.

재판부가 이 아이의 친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습니다.

류제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해 12월 부산의 한 종합병원.

여성이 다급하게 병원으로 들어옵니다.

품에 안은 건 네 살배기 딸.

그런데 아이의 얼굴과 몸에서는 심한 멍자국이 발견됐습니다.

아이는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진료 의사는 112에 신고했고, 이 여성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습니다.

사건 발생 6개월 만에 법원은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아이의 친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했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숨지기 직전까지 분유를 탄 물에 밥만 말아 먹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망할 당시 4살 아이의 몸무게는 7kg로, 생후 4개월 여자 아이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엄마는 상습 폭행으로 아이가 사시 증세를 보였지만 학대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병원에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엄마에 대한 피해자의 사랑과 신뢰를 배반했다″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무참히 짓밟은 비인간적인 범행″이라고 밝혔습니다.

친모와 함께 생활했던 지인 부부는 친모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아동 학대를 방조한 혐의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 부부를 아동학대 주체로 처벌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아동학대) 특례법에는 (아동학대 범죄 주체가) 보호자라고만 명시가 돼 있는 거예요. 특례법이 처벌 기준이 되다 보니까 집주인(동거인 부부) 같은 경우에 빠져나갈 구멍이 좀 있고…″

아동학대 주체를 보호자를 포함한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는 특례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MBC뉴스 류제민입니다.

영상취재: 김욱진/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