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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단독] "아내 이름으로 '차명' 고문료"‥KT 전 사장·임직원 뒷돈 포착
입력 | 2023-07-02 20:05 수정 | 2023-07-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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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퇴임한 지 10년도 더 지난 KT그룹 남중수 전 사장이, KT 하청업체 고문 자리에 몇 년째 아내 이름을 올려두고 뒷돈을 받아 온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포착됐습니다.
이 업체는 KT 본사 임직원들에게도 법인카드를 제공하는 등 수천만 원씩 뒷돈을 건넸는데, 검찰은 그 대가로 이 업체가 KT의 일감을 따낸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정상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KT그룹의 건물 관리를 맡는 하청업체 KDFS.
지난 2021년 고문 자리에 이 모 씨라는 여성 이름이 올라왔습니다.
매달 3~4백만 원 고문료와 법인카드가 지급됐는데, 검찰 확인 결과 이 씨는 다름 아닌 남중수 전 KT 사장 아내였습니다.
지난 2008년 퇴임한 남 전 사장이, 최근까지 아내 이름으로, KT 하청업체의 돈을 받아온 겁니다.
검찰은 KT 본사 임직원들이 KDFS로부터 뒷돈을 받은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부동산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부장급 등 너댓명이, 2020년부터 KDFS에게서 법인카드 등으로 한 명당 3~4천만 원에서 많게는 7천만 원 넘게 금품을 받은 겁니다.
KDFS 황모 대표는 남중수 전 KT 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KT 구현모 전 대표가 취임한 2020년 무렵 뒷돈 제공이 시작됐고, 이후 KDFS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게 검찰 시각입니다.
2020년 KDFS 매출은 4백억 원대였는데, 이후 KT의 건물관리 일감을 KDFS에 몰아주면서 매출은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검찰은 KDFS가 갈 자리가 마땅치 않은 구현모 전 대표의 측근들을 재취업시켜 챙겨주는 역할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KDFS 황 대표가 자신의 월급을 4~5배 올린 뒤, 이 자금을 현금으로 인출한 정황도 포착해 자금 사용처를 쫓고 있습니다.
KT는 아무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KDFS 황 대표는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검찰은 조만간 황 대표를 불러 조사한 뒤 KT 본사 남중수·구현모 전 대표도 불러 로비 의혹을 확인할 방침입니다.
검찰은 구현모 전 사장이 다른 건물관리 하청업체 KS메이트 대표를 결정하는 등 사실상 계열사처럼 운영해 하도급법을 위반한 혐의로도, 구 전 사장을 입건했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손지윤·한재훈·이관호 / 영상편집 : 남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