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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인
법률자문했다고 로펌 압수수색‥"누가 상담하겠냐" 변호사들 반발
입력 | 2023-08-28 20:41 수정 | 2023-08-2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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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수사 기관으로부터 수사를 받게 되면 변호사를 구해서 어떻게 대응을 할지, 상담을 하고 대응 방법을 논의하겠죠.
그런데 검찰이 그 변호사를 압수수색한다면 어떨까요?
상담한 내용들이 고스란히 넘어가서 오히려 자기 발목을 잡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최근 변호사에 대한 수사 기관의 압수수색이 이어지면서 변호사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두고 두 공룡 카카오와 하이브가 충돌했습니다.
카카오는 국내 4대 로펌 중 한 곳인 ′율촌′의 자문을 받아, 사실상 인수전에서 이겼습니다.
그런데, 최근 금융감독원이 ′율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카카오가 인수전 당시 SM 주가를 조종한 것 같다며, 법률 자문 내용을 압수해 간 겁니다.
[김영훈/대한변협회장]
″변호사 사무실을 먼저 압수수색하고 수사의 단초를 얻는 이런 편의주의가 지배하게 되는…″
이달 들어 변호사 압수수색은 알려진 것만 세 차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위증 의혹을 확인하겠다며 김 전 부원장 변호인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 기록이 유출됐는지 확인하겠다며, 변호인단이었던 현근택 변호사를 압수수색했습니다.
문제는 의뢰인이 변호사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겁니다.
작년 12월 대장동 수사팀은 ′태평양′을 압수수색해, 당시 김만배 씨의 변호사가 김씨와 접견하며 적은 메모를 압수했습니다.
″변호사에겐 불리한 내용도 상담할 수밖에 없는데, 누가 상담하겠냐″, ″상담 메모조차 남기기 어렵다. 그 자체가 방어권 침해″라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김기표 변호사/김용 전 부원장 측 변호인]
″변호인의 조력권이야말로 가장 최소한의 국가가 보장하는 인권 보장 장치입니다.″
검찰은 ″법원이 발부한 압수영장을 집행한 것뿐인데, 변호사가 예외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변호사 업계에선 수년간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 비밀유지권을 법으로 보장해 달라며 요구해 왔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만 비밀유지권 법제화가 안 됐다는 건데, 국회 논의는 더딘 상황입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정인학 / 영상편집: 장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