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장인수

'홍범도는 빨치산' 색깔론 키우는 국방부

입력 | 2023-08-29 19:48   수정 | 2023-08-2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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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군 영웅 5명의 동상 제막식.

지난 2018년 3월 1일 삼일절이었습니다.

당시 육사 건물에는 독립군, 광복군, 우리의 뿌리, 우리의 정신이라는 글이 크게 내걸렸습니다.

흉상 건립 이유에 대해선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일송 대령/육사 군사사학과 교수]
″육군사관학교가 의병, 독립군, 광복군의 정신을 이어받고자 하는 뜻이 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흉상을 건립한 것입니다.″

육사는 그해 6월, 현충일 다음날엔 홍범도 장군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수여했습니다.

증서에는 ′숭고한 애국심과 투철한 군인정신은 사관생도들에게 참다운 군인의 귀감이 되었다′고 적혀있습니다.

그런데 2023년 육사와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 흉상은 정체성에 맞지 않아 그곳에 둘 수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오늘 국방부에선 또 한 번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장인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오늘 열린 국방부 브리핑.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 논란에 대해 독자적으로 판단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굳이 외부의 학계나 또는 이런 협의는 필요 없을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런데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한 설명은 부실, 그 자체였습니다.

홍 장군이 독립군을 무장해제 시킨 자유시 참변에 개입된 걸 ′문서′로 확인했다고 했다가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홍범도 장군이 자유시 참변에 자신이 가담했다 라는 내용을 소련에 말을 했다 이 자료를 확보했다 이 말씀이신 거죠?> 네 그런 문서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계에서 조차 확인된 게 없다며 기자들이 다시 질문하자 이번엔 실수였다며 말을 돌렸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재차 질문한 게 자유시 참변에 직접 가담을 했느냐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그게 맞다.>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건 아닙니다. 만약에 그렇게 말씀드렸다면 제가 잘못 드린 것 같고..″

국방부는 어제 입장문에서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이력이라며 1919년부터 22년까지 빨치산으로 활동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자단에서는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빨치산 같은 경우도 partisan의, 넘어온 말이잖아요. 이거 비정규군이에요. 이 당시에 우리나라 군대도 없고 국가도 없는데 이 당시 독립운동한 사람들 다 빨치산이잖아요. 그때 활동한 걸 빨치산이라고 하면 이게 얼마나 참 부끄럽고 이게 천박합니까? 이렇게 어설프게 역사적 식견도 없이..> 여러 의견이 있으실 수 있겠지만 저희 입장을 설명드린 거니까..″

1920년대 ′빨치산′이라는 단어는 한국전쟁 이후 ′공산 게릴라′를 의미하는 ′빨치산′과는 다른 개념인데도 국방부가 무리하게 연결 지으려했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국가보훈부는 홍범도 장군이 동일한 공적으로 두 차례 훈장을 받았다며 훈장을 취소하는 방안을 심사할 계획입니다.

홍 장군은 1962년과 2021년에 각각 훈장을 받은 바 있습니다.

MBC뉴스 장인수입니다.

영상취재: 이주영 / 편집: 김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