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의표

"제대로 수사한 사람 왜 벌주나"‥유가족들이 박 대령 응원하는 이유

입력 | 2023-09-04 20:04   수정 | 2023-09-0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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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박정훈 대령이 출석한 법원 앞에는 과거 군 사망 사건으로 소중한 자식들을 떠나 보냈던 다른 유가족들도 모였습니다.

군의 사건 은폐와 ′내식구 감싸기′식의 수사 때문에 피눈물을 삼켜야 했던 부모들인데요.

이들이 박정훈 대령을 응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홍의표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박정훈 대령을 응원하기 위해 법원 울타리에 걸린 현수막들.

군 복무 중 숨진 자식을 둔 유가족이 박 대령을 위해 마련한 겁니다.

유가족 앞에 다가간 박정훈 대령은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잡고 고개를 숙입니다.

먼저 보낸 아들·딸의 명예를 위해 군 수사기관과 싸움을 벌여왔을 유가족들이 한달음에 달려온 이유는 뭘까.

안전장비 하나 없이 물에 들어갔다 숨진 채 상병의 죽음에 화가 끓어올랐다고 말합니다.

[이주완/고 이예람 중사 아버지]
″왜 우리 피 같은 애들을 죽이냐 이 말이야. 매뉴얼 하나 갖추지 않고,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그런, 군 지휘관들이 그런 거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해 가지고 이렇게 애들을 죽이냐 이 말이야.″

[강경화/고 조준우 일병 어머니]
″자식을 잃으면 부모는 쇠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에 선정삼매에 듭니다(경황이 없습니다). 그 사이를 틈타서 사건을 다 덮고…″

제대로 사건을 처리한 사람이 오히려 벌을 받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도 했습니다.

[김기철/고 김상현 이병 아버지]
″수사하는 사람이 수사를 정직하게, 정확하게 하는 건 그건 당연한 것 아닙니까? 그 당연한 걸 했다고 ′항명′으로 처리하면 누가 열심히 합니까?″

딸이 세상을 등지고 나서야, 군의 사건 은폐와 축소를 막기 위해 개정됐던 군사법원법.

′항명′과 ′수사 외압′ 논란으로 번진 채 상병 사건을 보면, 이조차 지켜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합니다.

[박순정/고 이예람 중사 어머니]
″법을 바꿨으면 그대로 하면 되는데 왜 이게 우리 예람이 희생이 헛되게 아무런, 아무런 힘이 없게끔 법을 만들어버리는 걸까, 그 생각을 하면 굉장히 마음이 아픕니다.″

군 스스로 의혹 없이 진실 규명에 나섰더라면 거리에 나서는 일도 없었을 거라는 유가족들.

이들이 박정훈 대령에게 보내는 응원은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수사′를 해달라며 군에게 보내는 외침이자 경고입니다.

[박미숙/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아들 낳아서 군에 보낸 부모들이 더 이상 죄인처럼 그 진실 한 조각 찾겠다고 길바닥으로 내모는 일은, 이제 국가가 종지부를 찍어줘야 되는 시점 아닌가…″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 영상편집: 고무근

박정훈 대령 ″보직해임은 근거 없는 횡포‥복귀해 보강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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