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전동혁

"추모제 교사, 징계 없다"‥예상 밖 결집에 '화들짝'?

입력 | 2023-09-05 19:59   수정 | 2023-09-0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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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7월 숨진 서울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면서 전국의 교사들이 어제 ′공교육 멈춤의 날′ 집회를 진행했죠.

교육부가 집회에 참가한 교사들을 징계하겠다던 기존의 방침을 철회했습니다.

원칙적인 대응만 강조했던 단호한 입장을 바꾼 건데요.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부·여당에서도 예상보다 뜨거웠던 교사들의 결집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동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공교육 멈춤의 날′,

당초 정부의 입장은 단호했습니다.

휴업을 강행한 교장이나 휴가를 낸 교사들을 상대로 파면·해임은 물론 형사 고발까지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국회 앞 집회에는 주최 측 예상보다 2배나 많은 5만여 명의 교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추모집회 참석 교사(어제, 음성변조)]
″서이초 선생님을 기리며 멈춤의 행동을 하는 우리에게 파면, 해임, 징계라는 무기를 휘두르며 협박하고…″

전국 교육청에 모인 교사들까지 합치면 추모 집회 참여 규모는 12만 명에 달할 걸로 추산됩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교사 (음성변조)]
″저희는 (교사) 80% 정도 참여했어요.″

[경기 의왕시 초등학교 교사 (음성변조)]
″저희 학교는 90%입니다.″

교육부는 추모제 참석 교사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거라며 징계 방침을 공식 철회했습니다.

[김연석/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
″(참여 교사) 숫자하고는 상관없이 갈등의 치유, 새로운 출발을 얘기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주호 부총리는 오늘 교사단체들을 만나 교사들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주호/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가·병가를 사용하신 상황에 대해서는 다른 선택을 생각할 수 없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입장 변화는 교사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면서 일찌감치 감지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깊이 새기라고 지시했고, 대통령실에선 법 준수에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교육계에서는 당국의 어설픈 징계 방침이 오히려 교사들을 자극했고, 실제 징계를 강행할 경우 역풍을 우려해, 정부가 한발 물러선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전동혁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배, 고헌주 / 영상편집 : 김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