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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은효
"삼성·LG 계정 살 수 있나요?"‥'블라인드' 계정 만들어 판 개발자 검거
입력 | 2023-09-06 20:26 수정 | 2023-09-0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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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달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경찰 명의로 살인 예고글이 올라와 큰 파장이 일었는데, 잡고 보니 평범한 회사원이었죠.
이 사람에게 경찰 계정을 제공한 사람도 추가로 붙잡혔는데, 어떻게 경찰 계정을 만들 수 있었는지 제은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직장인들의 인터넷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소속 직장의 이메일 계정이 있어야 ′인증′을 받아 가입이 가능합니다.
지난달 이곳에 올라온 한 ′살인 예고′ 글의 명의가 ′경찰청′으로 표시돼 충격을 줬습니다.
하지만 붙잡힌 작성자는 실제 경찰이 아닌 30대 회사원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경찰은 오늘 이 회사원에게 경찰 계정을 만들어 판 혐의로 35살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IT 분야에서 5년 이상 일한 개발자입니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자체 개발한 기술로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가상 이메일 주소가 블라인드 쪽에 전달되도록 해줬습니다.
이런 식으로 블라인드 인증에 문제가 없도록 한 겁니다.
경찰청뿐 아니라 삼성, LG 등 대기업이나 교육부 같은 공공기관 계정의 가상 이메일 주소도 닥치는 대로 만들어냈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 블라인드 계정을 개당 5만 원에 판다고 글을 올려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이승운/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장]
″이직하려는 회사의 분위기를 파악할 목적으로 블라인드 계정을 구하던 중 블라인드 인증을 우회하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고 총 100개의 계정을 생성 판매하여 약 500만 원의 이익을‥″
블라인드 측은 문제의 계정들을 정기 점검 때 발견해 차단했지만 ′살인예고′ 글을 올렸던 경찰 계정은 미처 거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블라인드′ 관계자]
″이번 건이 다 저희가 갖고 있었던 시나리오 안에 있는 시도들이거든요. (차단) 조치되기 전에 이 사람이 이제 글을 남겨서 이런 문제들이‥″
경찰은 이들 계정이 다른 범죄에 악용된 사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가짜 계정들의 접속 내역 등 관련 자료를 블라인드에 요청하며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