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당신에게도 추억의 비디오가 있나요? 잃어버린 테이프를 찾아서‥

입력 | 2023-10-14 20:24   수정 | 2023-10-14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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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금은 TV나 휴대전화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영화를 볼 수 있지만 2천 년대 이전만 해도 영화를 보려면 가까운 비디오 대여점에 가야 했는데요.

쿠엔틴 타란티노, 마틴스콜세이지 등 영화의 거장들도 단골로 찾던 비디오 대여점이 있었습니다.

이곳을 만들었던 한국인 사장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는데요.

주말에 만나는 ′문화앤톡′, 임소정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 리포트 ▶

″킴스 비디오를 아시나요?″

1986년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문을 연 ′킴스 비디오′.

한 때는 쿠엔틴 타란티노, 마틴 스콜세이지 같은 거장들이 이 대여점에서 새로운 영화의 꿈을 키웠습니다.

″비디오를 빌리는 사람이 없잖아요.″

하지만 ′킴스 비디오′는 2008년을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졌습니다.

영화인들에겐 전설이 된 이곳을 탄생시킨 건 한국인 김용만 씨.

미국 이민 뒤, 세탁소 한쪽 구석에서 시작한 비디오 대여 사업은 점포를 11개까지 늘릴 만큼 호황을 누렸습니다.

비결은 불법 복제까지 감수하며 전 세계 곳곳에서 그러모은 희귀 작품들.

″이상한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은 그곳뿐이었어요.″

[김용만/′킴스비디오′ 창업자]
″작품이 관객을 만나야 이게 당연한 건데 배급자들이 상업적인 이유로 배급을 안 해요.″

1893년 에디슨의 영화까지, FBI수사에 소송 등 온갖 수난을 겪으며 지켜낸 컬렉션이 5만 5천여 개에 달했습니다.

[김용만/′킴스비디오′ 창업자]
″5층 매장을 전부 봉쇄하고 저희 직원들 중에 매니저급들을 10명을 체포해 갔어요.″

하지만 전 세계 많은 비디오 가게들이 그랬듯, ′킴스′ 역시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를 피해 가진 못했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OTT 회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김용만/′킴스비디오′ 창업자]
″데이터베이스 구축하는 작업이 너무 힘들었어요. 정말 돈을 그냥 퍼부어도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제가 장사만 할 줄 알았지 이 파이낸스 쪽을 너무 몰랐던 거예요.″

침대에 누워 유튜브에서 몇 배속으로 요약된 영화를 손쉽게 볼 수 있는 요즘.

이런 세상에서 낡은 비디오 테이프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무엇일지…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킴스비디오>의 이야기는 조용히 관객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남성현 /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