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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철
'죽어도 기억해 주세요'‥팔뚝에 이름 적는 가자지구 아이들
입력 | 2023-10-23 20:01 수정 | 2023-10-2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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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된 이들, 바로 어린아이들이죠.
가자 지구 사망자 중에 무려 40퍼센트가 어린이로 집계됐을 정도인데요.
아이들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면서 자신의 팔과 다리에 이름을 적어 넣고 있다고 합니다.
윤성철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기적적으로 구조된 팔레스타인 어린이입니다.
먼지를 뒤집어쓴 얼굴에서는 살아있다는 안도보다는 극도의 공포심이 묻어납니다.
또 다른 아이들은 잇따른 공습에 심리적 충격이 큰 듯 온몸의 떨림이 멈추질 않습니다.
[마흐무드 알아룰/어린이 부상자]
″정원에서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미사일이 떨어졌어요. 나무가 쓰러져 저를 덮쳤어요. 어머니, 아버지, 형, 할아버지가 다쳤어요.″
팔에 붕대를 감고 잠들어 있는 아이 곁에서 의사가 자장가를 불러 줍니다.
팔레스타인 측에 따르면 아이의 가족들은 모두 숨졌습니다.
잠에서 깨어나면 이 아이는 이제 세상을 혼자 살아가야 합니다.
머리에 붕대를 감고, 상처를 꿰맸지만 손을 잡아줄 부모가 없는 아이들은 점점 더 늘어가고 있습니다.
[어린이 환자의 이모]
″아이가 깨어났을 때 엄마와 아빠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충격이 얼마나 클까요. 아이가 걱정됩니다.″
수술실이 부족해 치료를 기다리다 숨지는 아이들도 부지기수입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번 전쟁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이 4천6백 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40%는 어린이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가산 아부시타/가자지구 의사]
″제가 본 환자의 40%가 아이들이었습니다. 부상이 심각해 긴 치료가 필요하지만 이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가 숨져서 돌봐줄 사람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펜을 꼭꼭 눌러 서로의 팔과 손에 한자씩 한자씩 또박또박 이름을 적어주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CNN은 부모들도 자신이나 아이가 숨질 경우, 신원 확인을 위해 자녀의 다리에 이름을 적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충돌이 길어지면서 자신을 보호할 방법조차 모르는 어린이들의 희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영상편집: 김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