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유경

속 타는 인질 가족들‥"전쟁 이겨도 시신으로 돌아올까봐‥"

입력 | 2023-10-31 19:58   수정 | 2023-10-3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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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스라엘군이 지상 작전을 확대하면서 인질로 잡혀간 이들의 가족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인질들이 240명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가족들은 매일 밤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간절한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현지에서 이유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리포트 ▶

이곳은 이스라엘 국방부 앞에 있는 담벼락입니다.

실종자의 가족들은 실종자의 얼굴과 이름이 나와 있는 포스터를 벽에 붙인 채 20일 넘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주 넘게 매일 국방부 앞을 찾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새뮤얼 브로더치 씨.

지난 7일 새뮤얼 씨의 며느리와 손주 등 네 명이 하마스에게 납치됐습니다.

이날은 첫째 손녀 오프리 양의 생일이었습니다.

[새무얼 브로더치]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군인들이 냉장고를 열어보니 초가 꽂힌 케이크가 있었어요. 그걸 보고 군인들이 울었죠.″

인질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피해자 모임을 구성한 뒤, 다 같이 인질 문제 해결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7일 공동체 마을에서 이모와 삼촌, 사촌 언니와 9살 조카가 납치된 로니 라비브 씨.

[로니 라비브]
″삼촌은 가자에서 이스라엘로 사람을 데려오곤 했어요. 모두 시골에서 평온하게 살고 싶어 하던 평화로운 사람들이에요.″

로니 씨는 가족 얼굴을 새긴 티셔츠를 입고, 영상 등을 제작하며 인질 문제를 알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지난 23일에는 9번째 생일을 맞이한 조카의 송환을 바라며 전국에서 풍선을 날리는 행사도 기획했습니다.

″오하드와 가족이 집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오하드를 위해 노래 부릅시다. 생일 축하합니다.″

지상 작전을 시작한 정부 결정에 가족들은 걱정이 앞섭니다.

[새무얼 브로더치]
″너무 무서웠어요. 지상 작전이 성공하더라도 결국 손주들의 시신을 봐야 하는 상황은 원치 않아요.″

이들은 지난 2011년 이스라엘 병사 한 명을 구하기 위해 수감자 1천 명을 교환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하마스의 요구에 따라 인질 200여 명 전원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6천여 명을 바꾸자고 말합니다.

[노암 알론]
″모두 협상을 통해 해결하길 바랍니다. 모든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인질 전원을 교환하는 것이죠.″

현재까지 확인된 하마스 인질은 240명.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인질들의 빈 침대를 광장에 세워둔 가족들은 매일 밤 사랑하는 이의 안전한 귀환과 평화를 위해기도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 현기택·장영근 / 영상편집 : 조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