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따라서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을 주가 연계 증권, ELS라고 하죠.
만약 지수가 조건을 충족하면 약속한 수익률로 이자를 주지만, 반대로 충족하지 못하면 원금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홍콩 H지수가 폭락하면서, 이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게 될 상황에 놓였습니다.
고재민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 리포트 ▶
2년 전, 50대 주부 A씨는 은행에 정기예금을 들러 갔다가 직원 권유로 주식연계증권, ELS 상품에 가입했습니다.
[A씨/홍콩H지수 ELS 가입자 (음성변조)]
″3천5백만 원이요. 제가 주부니까 그냥 살림한 거 아껴서 모은 거… 저희 아이 대학 등록금…″
혹시 원금을 잃을 수 있는 건 아닌지 되물었지만, 직원은 ′지금까지 손실 본 적이 없다′고 안심시켰다는 게 A씨 주장입니다.
[A씨/홍콩H지수 ELS 가입자 (음성변조)]
″잘 몰랐는데 은행원이 설명해줘서 알았고, ELS가 그냥 ′은행보다 예금이자가 높다.′, ′여태까지 원금 손실이, 잃은 적이 없다.′라고 해서 가입을 한 거죠.″
하지만 만기를 두 달여 앞둔 지금 원금 절반을 잃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또 다른 70대 부부 역시 노후 자금을 ELS에 투자했다가, 뒤늦게 자식들에게 이런 사실을 말하게 됐습니다.
투자금은 노후 자금 3억 5천만 원에 달합니다.
[홍콩H지수 ELS 가입자 아들 (음성변조)]
″위험성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하는데, 은행원이 녹음할 때 엄청나게 빨리 얘기해서…″
이들이 가입한 건 모두 홍콩 H지수에 연계된 상품이었습니다.
은행, 증권사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ELS 상품은 연계된 주가가 정해진 기간 내 65~7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이자를 받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원금을 잃게 됩니다.
대체로 3년 약정 상품이 많았는데 2021년 상반기 당시 최절정이었던 홍콩H지수가 최대 절반가량 떨어지면서 그 무렵 판매된 ELS 상품의 손실 가능성 또한 커진 상황입니다.
가입자 일부는 은행이 무리하게 가입을 권유하는 등 불완전 판매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A씨/홍콩H지수 ELS 가입자 (음성변조)]
″본사에서 확인 전화가 와요. 투자 성향이 공격적이냐 물어봤어요. 저는 안정형을 추구한다고 했더니 그러면 가입이 안 된다면서 전화를 끊었어요. 저를 가입시킨 은행원이 저한테 전화가 왔죠. ′공격적이라고 대답해라. 그래야 가입이 된다.′″
은행들은 상품 위험성에 대해 직원 설명과 확인 전화 등을 통해 여러 번 안내했다면서, 불완전 판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