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구승은

"나도 학폭 피해자"‥서울대 '학폭 미투'

입력 | 2023-03-07 07:38   수정 | 2023-03-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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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진 이후, 나도 학폭을 당했다며 피해자를 위로하는 목소리가 서울대에서 잇따라 나왔습니다.

교육부는 중대한 학교폭력의 경우 기록 보존을 강화하는 등 이달 말까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구승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정순신 변호사 아들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던 서울대에 이번엔 친필 편지가 등장했습니다.

익명의 서울대 사범대 학생이 ′학폭 피해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편지를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겁니다.

″저도 학교폭력 피해자″라고 시작한 글쓴이.

″가해자의 괴롭힘, 방관하는 또래의 무시, 담임교사의 조롱이 있던 학교는 지옥이었다″고 기억했습니다.

″폭력을 못 견뎌 학교를 뛰쳐나간 날, 생활기록부엔 수업을 빠졌다는 기록이 남았지만 가해자들은 훈계만 들었다″고도 적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사과를 받지 못했다는 글쓴이는 ″지금도 잘살고 있는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피해자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재학생임을 인증해야 볼 수 있는 이 글에는 지금까지 약 3백 명이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아직도 꿈에 나오고 기억이 생생하다″, ″중고등학교 내내 겉돌았다″는 고백과 서로를 향한 응원이 댓글로 이어졌습니다.

피해자를 위로한 학생들은 가해 당사자인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입장은 여전히 알 수 없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동기의 학폭 피해 경험이 성인 이후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학교폭력을 경험한 대학생 353명 가운데 54%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봤다′고 답한 겁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학교폭력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중대한 학폭 사안에 대해서는 기록 보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구승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