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은초

경찰관 사비로 유인‥'피싱' 조직원 검거

입력 | 2023-05-12 07:37   수정 | 2023-05-1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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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딸을 납치했다며 비명 소리까지 들려주고 돈을 요구하는 급박한 상황.

누구라도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전화를 받은 피해자는 얼른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자신의 사비까지 들이는 기지를 발휘해 전화금융사기 일당을 붙잡았습니다.

김은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3일, 20대 딸을 둔 아버지에게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딸이 돈을 갚지 않아 감금하고 있다면서 돈을 갚지 않으면 딸의 신체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비명도 들려줬습니다.

[피해자 - 전화금융사기 조직원]
″(휴대전화) 배터리가 많지 않아요. <배터리 차에서 충전 못 합니까?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전화 끊지 말고, 귀에 대고. 부를 테니까, 조금 이따.>″

아버지는 직장 동료에게 부탁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사기 일당이 요구한 건 현금 2천만 원, 아버지에게는 1천만 원밖에 없었습니다.

이때 출동한 경찰관이 기지를 발휘했습니다.

자신의 계좌에 있는 돈 1천만 원을 보태 2천만 원 돈다발을 만든 뒤 사진을 찍어 전송한 겁니다.

이를 확인한 일당은 안심하고 접선 장소를 알려줬습니다.

그리고 경찰은 접선 장소에 나타나 돈을 받고 도주하던 40대 여성을 검거했습니다.

[지현철/충북 진천경찰서 수사과]
″(사기 일당이) 피해자가 현금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그다음에 현금 수거책들에게 지시하는데, 접선이 된다면 무조건 검거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1천만 원을 그냥 보냈었던 것이고…″

경찰에 붙잡힌 여성은 전화금융사기 조직에서 수거책을 맡고 있었고, 불과 일주일 사이에 대전과 세종에서도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 수거책을 중심으로 보이스피싱 일당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