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성국

택배·배달 기사에게 쉼터는 '그림의 떡'

입력 | 2023-07-03 06:53   수정 | 2023-07-03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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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택배나 배달기사처럼 야외에서 일을 하고 시간에 쫓기는 노동자들, 이른바 이동 노동자들입니다.

30도를 웃도는 요즘 같은 무더위에 장시간 야외에서 근무해야 하는데 이들을 위한 쉼터는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이용도 저조하다고 합니다.

김성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4년 차 택배기사 이주영 씨의 발걸음이 분주합니다.

배송해야 될 곳은 170여 곳.

분·초를 다투다 보니 가벼운 물건은 직접 들고뛰기 일쑤입니다.

[이주영/택배기사]
″무기력해지더라고요.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빨리빨리 배송해야 하기 때문에 거의 쉴 수 없고 아마 차에서 잠깐 1분, 2분 쉬는 게 아마 전부일 겁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누비는 배달라이더들에게도 여름은 힘든 계절입니다.

택배기사나 배달라이더 같은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그나마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는 마치 ′오아시스′와도 같습니다.

하지만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 지자체들이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제공하는 전용 쉼터는 대전에 단 한 곳뿐입니다.

하지만 이용률은 저조합니다.

쉼터가 한 곳뿐이다 보니, 지역 곳곳을 이동해야 하는 일의 특성상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동현/대전시 이동노동자쉼터 총무]
″배달 노동자분들 그리고 택배 기사분들 같은 경우에 오후 저희 개방 시간에는 업무가 좀 많이 있는 편이셔서 방문이 이제 현실적으로 어려우신 부분이 있고…″

이동노동자들은 폭염 속에서 부지런히 걷고 뛰고, 그나마 잠시 짬을 내 건물 귀퉁이나 공터 등에서 쉬어가는 게 전부입니다.

온열질환까지 우려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이들을 위해 휴게시간 보장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아직 힘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성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