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토요일에 열린 남북 여자축구 8강전 경기 결과를 전하면서, ′괴뢰팀′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습니다.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북한 주민들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여자 축구 8강전을 이틀 늦게 전하면서 한국을 ′괴뢰팀′이라고 불렀습니다.
[조선중앙TV (그제)]
″경기는 우리나라 팀이 괴뢰 팀을 4대 1 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습니다.″
북한팀 득점 장면 위주로 재편집한 경기의 스코어 자막도 ′조선 대 괴뢰′였습니다.
괴뢰는 꼭두각시란 뜻으로 북한 사전에서도 ″외래 침략자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조국을 팔아먹는 반역자″로 적혀 있습니다.
주로 한국을 비난하는 선전전에서 미국에 휘둘리는 집단으로 비하할 때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북한이 남한을 ′괴뢰′로 지칭하는 일이 잦아지고는 있지만,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까지 이 표현을 쓴 건 매우 드문 일입니다.
1982년 노동신문에 ′괴뢰 선수단′이란 표현이 등장한 이후 수십 년만으로, 북한은 작년 카타르월드컵 때엔 ′남조선′이란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냉랭한 남북관계는 아시안게임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5년 전 ′단일팀′으로 경기를 치렀던 우리 선수들은 더욱 그렇게 느낍니다.
[박지수/여자농구 대표팀 (지난달 29일)]
″(북한 측의) 누구누구 부르고 코치님도 부르고 했는데 인사를 안 받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서운한 감정은 있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거 알고‥″
경기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가 ′북한′이라 질문하자 북한 선수단 관계자는 ″북한이라 부르지 마라,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발끈했고, 다음날엔 북한 여자축구팀 감독이 ″북측도 아니다, 시정하지 않으면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며 연이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