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은초

"멧돼지인 줄"‥가재 잡다 총에 맞아 숨져

입력 | 2023-11-21 06:49   수정 | 2023-11-2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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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늦은 밤, 야산 개울에서 가재를 잡던 30대 마을 주민이 사냥꾼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사냥꾼은 어둠 속에 웅크려 있던 피해자를 멧돼지로 착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은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늦은 밤 농촌 마을의 한 도로에 차량 여러 대가 한꺼번에 멈춰 서고, 119구급대원이 급하게 쓰러진 남성을 향해 달려나옵니다.

구급대원들이 쓰러진 남성의 가슴을 쉴새 없이 압박합니다.

야산에서 총을 맞은 이 30대 남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이민호/충북 옥천소방서 119구급대원]
″의식과 호흡, 맥박 없는 상태로 심정지 상태였고요. 총상이 발생해서 출혈이 지속되는 상태였습니다.″

사고 당시 이 남성은 다른 마을 주민 2명과 함께 야산에 있는 개울에서 가재를 잡던 중이었습니다.

숨진 30대는 이곳에서 가재와 개구리를 잡으려다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날아든 총탄에 맞아 변을 당했습니다.

총을 쏜 60대 엽사는 유해조수 수렵 허가를 받아 인근 경찰 지구대에서 엽총을 수령한 뒤 맷돼지 사냥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15년 이상 경력인 엽사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어두운 밤 우거진 숲 뒤에서 웅크리고 있어 멧돼지로 착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사고가 난 지역은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다 보니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우려지역으로 분류돼 총기 사용과 밤 사냥이 허용된 곳이었습니다.

[정화채/충북 옥천경찰서 수사과장]
″(수렵인) 그분들을 대상으로 저희들이 최단 시일 내에 전부 다 집체 교육을 해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찰과 옥천군 사고를 낸 엽사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총기 사용과 수렵 면허를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