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왕종명

트럼프 '나토 무시' 발언에 유럽 발칵‥한국은?

입력 | 2024-02-13 20:24   수정 | 2024-02-1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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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북대서양 조약기구, 나토 동맹국이 방위비를 적게 내면 러시아가 마음대로 공격하도록 격려하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이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동맹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트럼프의 이 발언은 우리에게도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데요.

워싱턴 왕종명 특파원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왕 특파원, 문제의 발언, 선거 유세장에서 나왔죠?

◀ 기자 ▶

네. 2018년 대통령 시절, 나토 정상회의에서 다른 정상과 나눈 대화를 소개한 건데요.

직접 육성으로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전 미국 대통령 (지난 10일)]
″<우리가 돈을 내지 않고 러시아의 공격을 받는다면 우리를 보호해줄 겁니까?> 아니. 난 당신을 보호하지 않을 겁니다. 사실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걸 마음대로 하라고 격려할 겁니다. 돈을 내야 합니다.″

동맹이 국방비를 더 쓰게 하려고 적국의 무력 사용을 부추길 거란 얘깁니다.

◀ 앵커 ▶

나토 회원국들로선 돈 내라는 겁박으로 들릴 텐데요.

반발이 거셀 거 같습니다?

◀ 기자 ▶

물론입니다.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 중 하나가 공격받으면 전체가 공격당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집단 안보 체제′를 규정하고 있고 작전은 사실상 미국이 지휘합니다.

그런데 이 조약을 무시한 채 ′나토 무력화′를 공언한 거라 유럽 각국에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트럼프의 공화당에서조차 ″푸틴을 돕자는 거냐″면서 비판이 잇따랐습니다.

◀ 앵커 ▶

트럼프가 한미동맹은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나토한테 저 정도면, 우리도?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거든요?

◀ 기자 ▶

맞습니다.

그의 ′동맹 경시′가 여전하다는 게 이번 발언으로 확인됐습니다.

한미 동맹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방위비 분담금이 충분하지 않으면 주한 미군 철수시킬 거란 말 기억하시죠.

다시 들어볼까요.

[도널드 트럼프/당시 공화당 후보 (2016년 5월)]
″왜 100% 부담은 안 되는 거죠? 우리는 동맹을 방어해주고 있지만 그들은 돈을 내지 않아요. 미치광이가 있는 북한에 맞서 미국을 존중하지 않으면 한국을 떠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과거 트럼프 정부 당시 비서실장을 지냈던 존 켈리는 오늘 CNN에 ″한국, 일본도 나토와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트럼프가 재임 시절, 한국·일본에서 미군이 주둔하는 걸 완강히 반대했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트럼프의 발언을 전하면서 1950년 애치슨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위선에서 제외시킨 이른바 ′애치슨 라인′을 발표하고 5개월 뒤에 북한이 침략한 역사를 언급했습니다.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한반도를 포함해 미군이 빠져나간 지역에서 실제 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읽힙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효(워싱턴) / 영상편집 : 김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