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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지
[집중취재M/단독] "참가자만 1,200명" 인하대에서 또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범죄
입력 | 2024-08-19 20:00 수정 | 2024-08-1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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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새로운 범죄 유형이 돼버린 디지털 집단 성범죄.
지난 5월 MBC는 ′서울대 N번방 사건′을 단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인하대학교에서, 여학생들의 딥페이크 합성물을 공유하는 단체 채팅방이 운영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채팅방 참가자가 무려 1,200명.
그러니까, 이 불법 합성물을 함께 본 가해자가 1,200명이란 얘기입니다.
먼저, 이승지 기자의 단독 보도 보시겠습니다.
◀ 기자 ▶
지난해 초 인하대 졸업생 유 모 씨(가명)는 익명의 SNS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텔레그램 채팅방에 당신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과 신상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유 씨가 채팅방에 들어가 보니 연락처와 학번 등 개인정보와 함께 여성의 나체 사진에 유 씨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합성물 수십 개가 쏟아졌습니다.
유 씨의 목소리로 노예나 주인님과 같은 단어를 말하는 음성 파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참가자는 무려 1,200명, 방이 개설된 시점은 지난 2020년이었습니다.
[유 모 씨/피해여성 (가명, 음성변조)]
″딥페이크로 만든 스티커 사진을 계속 저희 이모티콘처럼 올려가면서 ‘한물간 누구누구다’ 이런 식으로‥″
유 씨가 해당 채팅방의 존재를 알게 되자 이들은 대놓고 유 씨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채팅방에서 봤다, 본인이 맞느냐, 하는 메시지가 수시로 날아들었고, 전화를 걸고는 유 씨가 받지 않자 다짜고짜 욕설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유 모 씨/피해여성 (가명, 음성변조)]
″하루에 많게는 진짜 20번 30번 넘게도 전화가 왔었고 이게 전화만 오는 게 아니라 보이스톡이라던지 DM, 카톡 이렇게 다 문자까지 오니까‥″
유씨가 연락을 받지 않자 보복이 돌아왔습니다.
가해자들은 유 씨 지인들 모습으로 합성물을 만든 뒤 ′유씨 때문에 이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흉기로 지인을 해칠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유 모 씨/피해여성 (가명, 음성변조)]
″‘얘는 지인들 버리고 지인들 팔아 넘기고 숨은 애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했거든요″
피해를 입은 건 유 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파악된 피해 여성만 30명이 넘고, 이 중 3분의 2가 인하대생이었는데 모두 학내 유명 동아리 소속이었습니다.
이들은 여성들 이름을 나열하고는 투표로 다음 피해자를 고르기도 했습니다.
[유 모 씨/피해여성 (가명, 음성변조)]
″연예인 1세대 2세대 3세대 이렇게 얘기하듯이 저희도 세대가 있더라고요. 단톡방에 ‘1세대 누구는 지금 잘 살아있나’ 막 이렇게 올라오고 ‘얘는 이제 한물가지 않았냐’‥″
경찰 수사를 통해 일부 참가자가 검거됐지만 방을 개설하고 운영한 주범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승지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최대환 / 영상편집 : 안윤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