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세계적 소프라노의 '무매너', 〈토스카〉 "상처가 된 커튼콜"

입력 | 2024-09-09 20:21   수정 | 2024-09-0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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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젯밤 서울 공연 도중 앙코르에 항의해 음악을 끊고, 커튼콜도 거부한 스타의 행보가 화제입니다.

왕년에라도 소위 ′월클′이었는데 안젤라 게오르규의 태도는 이름값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죠.

임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공연이 끝난 뒤 배우들이 차례로 나와 인사하는 커튼콜.

합창단원, 조연에 주연까지 인사를 마치고 주인공 토스카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안젤라 게오르규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왜 안 나와?″

한참 뒤 걸어나온 게오르규.

뒤늦은 등장에 객석에선 야유가 쏟아졌고 게오르규는 나오다 말고 들어가버렸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토스카 3막에선 남자 주인공이 대표곡 ′별은 빛나건만′을 부릅니다.

어제 이 노래 직후 객석의 환호와 박수가 끊이지 않자, 테너 김재형은 잠시 기다리다 같은 노래를 다시 불렀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게오르규가 갑자기 나와 음악을 끊고 시계를 가리키는 동작을 하더니 ″이건 독창회가 아니라 공연이다. 나를 존중하라″고 외쳤습니다.

공연 중 앙코르에 대한 강력한 항의였습니다.

[이주영/관객·문화칼럼니스트]
″그 파트가 하이라이트잖아요. 그 여운을 남기고 관객들은 가는 건데 컴플레인을 나와서 하니까…″

다음 장면은 남녀 주인공의 애절한 재회, 극의 흐름은 이미 깨진 뒤였습니다.

일부 관객들은 티켓 환불을 요구하는가 하면 ″역대급 깽판″, ″상처가 된 커튼콜″ 이라며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극장 측도 게오르규 측에 강력 항의하고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주영/관객·문화칼럼니스트]
″(관객) 3천 명이 그 사람한테 동시에 모욕을 당하는 10분이었다고 저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페라에서 극중 앙코르는 흔하지 않지만 가끔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94년 ′토스카′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 지난해 ′투란도트′에서 테너 이용훈도 앙코르를 했습니다.

세계적인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도 2016년 ′토스카′에서 앙코르로 ′별은 빛나건만′을 한 번 더 불렀는데, 그 때 같이 공연했던 게오르규는 아예 무대에서 잠시 사라졌습니다.

세계적인 스타를 보러 돈과 시간을 투자한 관객들, 박수칠 준비가 된 그들 앞에서 게오르규는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해내지 못했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이원석 / 영상편집: 이유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