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준희

자충수 된 반쪽 수사심의위‥논란 자초한 검찰

입력 | 2024-09-25 19:51   수정 | 2024-09-25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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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디올백 사건, 법조팀 이준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이 지금까지 검찰이 해온 행보를 보면 취임하자마자 큰 부담을 안게 됐다고 할까요.

입장이 나왔습니까?

◀ 기자 ▶

기자들이 오늘 심우정 검찰총장 출근길에 대검찰청 현관에서 기다렸는데요.

기자들을 만나지 않고 바로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주요 현안마다 입장을 밝혔던 전임 총장과 다른 모습인데요.

심 총장으로서는 고민이 크긴 할 겁니다.

김 여사를 기소하자니 불기소 결론을 냈던 수사팀의 반발이 신경 쓰일 거고, 기소를 안 하자니 국민 눈높이와 괴리가 부담일 겁니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불기소로 방향을 정하고, 방대한 설명 자료를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데요.

′대한민국에서 공직자 부인은 수백만 원짜리 백이나 화장품을 받아도 처벌받지 않는 거냐′, 이 간단한 질문에 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앵커 ▶

왜 단초에는 김 여사와 최 목사수사심의위를 따로따로 연 게 묘수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지금 와서는 검찰한테 자충수가 되었다는 지적도 있죠.

◀ 기자 ▶

네, 맞습니다.

역대 수사심의위를 보면, 검찰과 다른 입장을 가진 쪽이 대부분 참여를 했습니다.

그런데 앞선 수사심의위는 아예 소집 단계부터 심의 대상이 ′피의자 김건희′로 짜여 있었습니다.

누가 이렇게 소집했냐 하면, 바로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었습니다.

위원들로서는 불기소를 주장하는 검찰과 김 여사 쪽 얘기밖에 들을 수 없었고, 결론은 만장일치 불기소였습니다.

그래서 검찰이 노린 게 이거였나 하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결국, 같은 사건에 두 번 수사심의위를 여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고, 덩달아 검찰 셈법도 더 복잡해졌습니다.

◀ 앵커 ▶

이례적으로 검찰이 무죄를 주장하고 검찰이 또 불기소 처분을 거의 내리기 직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됐잖아요.

어쩌다가 여기까지 온 건가요?

◀ 기자 ▶

이원석 전 총장이 디올백 의혹 전담팀 구성을 지시한 건 여당의 총선 참패 직후인 5월 초입니다.

이미 디올백 수수 영상이 나온 지 6개월, 고발된 지도 5개월이 지난 뒤였습니다.

그동안 강제 수사 한 번 안 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올해 7월에서야 ′친윤석열계′ 검사로 평가받는 이창수 지검장이 검찰총장 보고까지 건너뛰며 ′황제 조사′로 불린 경호처 방문 조사를 강행했고요.

검찰이 뜸 들이는 사이 권익위는 올 6월 청탁금지법상 배우자 처벌조항이 없어서 사건을 종결한다고, 그것도 윤 대통령 부부 출국 날 발표했습니다.

검찰이 신뢰를 스스로 갉아먹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참 어찌 보면 굉장히 단순한 사건인데 복잡하게 흘러온 거죠.

이준희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