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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우산혁명' 10주년, '민주주의' 외치던 공간에는 中 오성홍기가
입력 | 2024-09-28 20:23 수정 | 2024-09-2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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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10년 전 오늘, 2014년 9월 28일 홍콩에서는 행정장관을 직접 뽑을 수 있게 해달라며 길거리를 나선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최루탄에 맞선 우산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이후, 홍콩에서 우산혁명은 금기어가 됐고, 민주주의를 외쳤던 공간은 중국 오성홍기로 채워졌습니다.
홍콩 시민들의 의식에도 변화가 있을까요.
이유경 기자가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10년 전 오늘, 홍콩 시민들이 직선제를 요구하며 대로를 점거했습니다.
최루액과 물대포를 쏘는 경찰에 맞서 시민들은 우산을 펼쳐들었고, 79일간의 우산혁명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시위의 현장이었던 도로는 텅 빈 채 차량만 오갑니다.
우산혁명과 민주화는 금기어가 됐습니다.
[빅터 라우/홍콩 시민]
″(우산혁명) 이후 2, 3년간은 기념 행사가 열렸지만 국가보안법 통과 후 그런 활동이 사라졌어요.″
지난 2020년 중국 정부는 ″분열 행위 등을 처벌한다″는 내용의 홍콩 국가보안법을 시행하고, 정치인과 활동가 등 300여 명을 체포했습니다.
또 자격 심사를 받은 인물만 선거에 입후보하도록 제한하면서 반중 성향의 정당은 전멸해버렸습니다.
[에밀리 라우/전 민주당 입법회 위원]
″시민사회가 크게 붕괴됐어요. 사람들은 체포되거나 감옥에 투옥됐습니다.″
빈과일보와 입장신문 등 비판적 언론인들은 선동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그나마 남은 기자들도 위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톰 그룬디/HKFP 편집장]
″살해 협박과 괴롭힘을 당하고, 기자들이 감옥에 갇히거나 뉴스룸이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많은 언론사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현 체제를 50년간 유지한다던 약속은 무시됐고, 홍콩의 중국화 현상은 현실이 됐습니다.
영화 중경삼림의 배경이었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곳곳이 새빨갛게 변했습니다.
에스컬레이터 옆면과 기둥마다 커다랗게 75라는 숫자와 함께 ′중화인민공화국 건립을 축하하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중국 건국을 기념하는 광고판이 됐습니다.
[이안 콩/홍콩 시민]
″중국 정부가 누가 대장인지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기엔 시간이 걸리죠.″
국가보안법이 통과된 뒤 영국으로 떠난 홍콩 시민도 14만 4천 명, 그럼에도 남아있는 시민들도 자신들은 중국인이 아니라 홍콩인이란 의식은 아직 굳건합니다.
[에밀리 라우/전 민주당 입법회 위원]
″상황이 쉽지 않지만 우리는 희망을 갖고 싸워야겠죠.″
홍콩에서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 취재 : 정인학 / 영상 편집 : 민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