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진주

'닭발세트' 값 다르다고‥"동일 가격 못 맞추면 배지 뗀다" 압박

입력 | 2024-09-29 20:08   수정 | 2024-09-2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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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수수료 인상과 ′이중가격제′로 논란을 빚는 배달앱 업체들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하고 있는데요.

배달앱들의 불공정 의심 행위 중에는, 가격이나 할인 혜택을 줄 때 다른 배달앱과 똑같은 조건으로 하도록 강요했다는 의혹도 포함돼 있습니다.

배달앱 업체들이 어떻게 자영업자들을 압박하는지 한번 보시죠.

박진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치킨이나 닭발 같은 야식을 주로 팔고 있는 한 음식점입니다.

주문의 90%가 배달앱으로 들어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쿠팡이츠>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특정 음식 가격을 다른 배달앱보다 더 비싸게 받고 있다는 항의였습니다.

[쿠팡이츠 상담원 (음성 변조)]
″2천 원 차이가 나시는데‥ <어디랑요?> 저희랑 ′배민′이랑요, 대표님. 무뼈 닭발 세트 기준으로 제가 보고 있어요.″

그러면서 가격을 똑같이 맞추지 않으면 ′쿠팡 와우 멤버십 배지′를 회수하겠다고 압박했습니다.

업체가 이 배지를 놓치면 배달앱 화면에 노출될 기회도 줄고, 무료 배달 혜택도 사라집니다.

[쿠팡이츠 상담원 (음성 변조)]
″배민이랑 좀 맞추기 힘드신 부분이실까요? 오늘 내로 동일하게 운영되지 않으면 ′와우 배지′가 떨어져요.″

쿠팡 뿐 아니라, 배달의민족에서도 ′다른 배달앱과 같은 가격을 유지하라′는 요구가 이어졌습니다.

[김 모 씨/음식점 운영 (음성 변조)]
″쿠팡에서 저런 식으로 매일 같이 문자, 전화가 오고요. 반대로 배민에서는 전화, 문자 이런 걸 보내요. 쿠팡이랑 가격을 맞추라고. 겁먹고 맞출 수밖에 없는 거죠.″

자영업자들은 지난 봄, 쿠팡이 월회비를 인상하고 배민이 멤버십 유료화를 선언한 뒤 이 같은 요구가 더 심해졌다고 말합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선 배민에 이어 쿠팡이츠의 이른바 ′자사 우대 요구′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증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앱들의 수수료 인상, 이중가격 논란과 함께 이런 ′자사 우대 정책′을 불공정 행위 중 하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다른 업체와 똑같은 판매가나 할인을 강요하는 행위가 경쟁을 막고 결국 수수료 상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배달앱과 업체들 간의 상생안을 조율 중이지만, 배달앱들의 독과점 논란이 더 커지면서 대안 마련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취재: 나경운 / 영상편집: 민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