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백승우

[단독] "유도자도 없이 계단 오르다‥" 위험한 포클레인, 1달 전 경고에도 '묵살'

입력 | 2024-11-20 20:24   수정 | 2024-11-2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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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하 주차장 붕괴로 전면 철거에 들어간 인천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중장비가 뒤집혀 사망자가 발생했단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MBC 취재 결과 사고 당시 중장비 기사가, 감독관도, 장비 이동을 돕는 유도자도 없이 홀로 작업 중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미 한 달 전부터 현장에선 위험하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묵살됐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백승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비상계단을 오르던 포클레인이 그대로 뒤로 넘어져 뒤집혔습니다.

바퀴는 천장을 향해 들려 있고 운전석은 벽에 부딪혀 찌그러졌습니다.

포클레인 기사 54살 이 모 씨는 철거 중인 아파트 내부 시설물을 해체하기 위해 17층에서 18층으로 오르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작업을 지켜보는 감독관도, 포클레인 이동을 안내하는 동료도, 이 씨 옆에는 없었습니다.

[유족]
″포클레인이 있으면 ′신호수′라든지 감시·감사하는 분이 따로 붙어서 일을 해야 하는데 그게 없이 혼자 올라갔어요.″

한 달 전까지 해당 아파트 철거 현장에서 일한 또 다른 노동자는, MBC 취재진에게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평소에도 포클레인 기사 혼자서 계단을 오르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포클레인 기사(음성변조)]
″계단 타는 게 원체 위험하다 보니까 원래 관리자나 최소한 인부 한 명이 붙어서 보고 있는데 이 현장은 그렇게 안 한 경우가 있었고요.″

성인 남성 두 명이 겨우 지날듯한 좁은 계단에 자재와 장비가 널브러져 있어 아찔해 보였다고 합니다.

[포클레인 기사(음성변조)]
″계단 올라가는 데 있어서 장비가 작다 보니까 돌부리 같은 거 하나 잘못 밟아도 넘어가는데 그런 정리들이 진짜 많이 안 돼 있었고요.″

″작업이 위험하다″며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시키는 대로 하라″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시공사인 GS건설 측은 ″작업 반경 안에 사람이 있으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며 당시 작업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관리 감독에 문제는 없었는지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고용 당국은 원청사인 GS건설의 상시 근로자가 5명 이상인만큼 중대재해 처벌법 적용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이준하 / 영상편집: 문명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