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성일

[뉴스 속 경제] "달러 대신 비트코인?"‥'ETF 승인' 의미는?

입력 | 2024-01-12 07:42   수정 | 2024-01-1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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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금요일 뉴스 속 경제입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ETF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승인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성일 기자와 의미, 파장을 짚어보겠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는 거죠?

◀ 기자 ▶

주식 계좌 가지고, 주식 한 주라도 사본 사람들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승인 주체 미국의 증권 거래위원회, 승인된 ETF 11개 상품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거래될 예정이라, 일단 미국에 계좌를 가진 투자자들에게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ETF는 투자하는 사람들 익숙한 도구, 반도체 ETF를 예로 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식 직접 사지 않고도, 이 주식 모두를 산 것 같은 효과를 가지는 투자용 그릇을 ETF라고 합니다.

수익률은 그릇에 담긴 자산의 가격에 따라 실시간으로 결정됩니다.

이번에 승인받은 상품, 정확하게 ETF는 아니지만, 비슷한 원리로 이 그릇에 비트코인을 담아,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직접 사는 것과 같은 수익률을 낼 수 있게 한 상품입니다.

◀ 앵커 ▶

ETF 승인으로 비트코인 가격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던데요? 왜 그런가요?

◀ 기자 ▶

익숙치 않은 전자지갑 만들고, 낯선 가상자산 거래소 찾지 않아도 되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줄어들었습니다.

투자자 유입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우선 이번에 승인된 ETF를 발행을 하려면, 발행사가 비트코인을 실제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시장은 ETF의 출현 이후 그동안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못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코인을 투자 상품으로 편입하게 됐다는 질적 변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두 요인을 함께 놓고 보면, ETF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수록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첫 한해에만 144억달러, 20조원 정도 자금이 이런 효과로 새로 유입될 것이라는 희망섞인 예측이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제기됩니다.

◀ 앵커 ▶

투자자들 관심은 여기에 있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도 살 수 있을까요?

◀ 기자 ▶

실망할 분들도 있겠지만, 답은 ″그렇지 않습니다.″

금융 당국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하는 것이라, 우리 투자자들은 거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어제 낮까지만 해도, 투자자·증권사들은 미국 시장에 합법적으로 상장된 ETF라 다른 ETF와 마찬가지로 거래하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가, 저녁 늦게 나온 뜻밖의 당국 입장에 다소 당황하는 분위기입니다.

◀ 앵커 ▶

자본시장법을 위반하는 거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이유가 있는 겁니까?

◀ 기자 ▶

″가격이 급하게 오르고 내려, 변동성이 크다″, ″비트코인의 시세 조작을 막고 적발할 수 있는 체계가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가상자산을 규제하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어느 나라든 투자자 보호가 어렵다는 점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미국 증권거래 위원회가 여러차례 상품 승인을 거부했던 이유, 어제 승인을 하면서도 ″비트코인 자체를 인정하는 일은 아니라″는 사족을 덧붙이는 뒤끝을 보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내법을 이유로 우리 시장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거래하는 금융상품의 거래를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앞으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 앵커 ▶

어제는 주인공인 비트코인보다 다른 코인들 가격이 더 올랐죠?

비트코인 ETF가 승인될 것이라는 예측이 오래전부터 있었기 때문이죠?

◀ 기자 ▶

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기대감 덕에,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였고, 작년 초와 비교해서는 거의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모두 알고 있던 호재라서 그런지, 막상 실제 결정을 내린 어제는 가격이 하락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오히려 어제 주목할만한 코인 시장의 움직임은,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이었습니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규모가 큰 이더리움이 다음 차례로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 때 8% 넘게 급등했습니다.

비트코인 ETF 거래를 계기로, 이더리움처럼 신뢰도가 높은 몇몇 코인에 투자자금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 앵커 ▶

비트코인 ETF가 승인됐다는 가짜뉴스가 하루 전에 나돌기도 했잖아요?

연방수사국이 범인 색출에 나섰다면서요?

◀ 기자 ▶

증권거래위원회가 ETF를 실제로 승인하기 하루 전, 뉴스가 먼저 나왔습니다.

이 뉴스로 비트코인 가격 갑자기 3-4% 뛰었는데, 알고보니 증권거래 위원회 계정을 해킹한 누군가가 퍼뜨린 가짜 뉴스였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 FBI는 비트코인 시세를 조정하려 한 범죄행위라고 보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하지만, 자산운용업계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시세 조작에 취약하다는 걱정을 확인시킨 사건″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 앵커 ▶

이성일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