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준호

겨울에도 사라진 오징어‥고수온 현상에 북쪽으로

입력 | 2024-02-26 07:20   수정 | 2024-02-2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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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높은 수온으로 동해안에서 오징어의 씨가 마르자, 어민들이 겨울 조업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위도가 높은 러시아 해역으로 오징어가 몰리고 있습니다.

이준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강원 강릉시 주문진항.

오징어를 주로 잡는 채낚기 어선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런데 어선 3척 모두 복어만 가득합니다.

오징어의 씨가 마르자 어민들이 조업 마감 시기를 앞당긴 겁니다.

[김기득/채낚기 어선 기관장]
″2월까지 남단에 가서 조업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저 남쪽 배들도 다 종료했잖아요.″

지난해 강원 동해안의 어선들이 잡은 오징어는 1,385톤.

2000년대 10년 평균의 18분의 1, 2010년대보다 7분의 1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오징어 산란장의 면적이 줄어든 것도 어획량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됩니다.

우리 해역의 산란장 면적은 30년 새 20% 이상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온 변화 탓입니다.

지난해 동해의 표층 평균 수온은 15.8도.

지난 20년 평균보다 1.3도 상승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고수온 현상에 회유성 어종인 오징어가 우리 해역 대신 북쪽에 머무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이선길/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빨리 북상을 하고 또 위쪽에 수온대가 수온이 높다 보니까 남하해야 하는데 남하하는 시기가 많이 늦어지는 거죠.″

반면 우리나라나 일본보다 위도가 높은 러시아 해역의 사정은 다릅니다.

2000년대에 수백 톤 수준의 오징어 어획량은 2020년에 14,000톤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여기에다 북한 해역에서 중국 어선이 과도하게 조업해 오징어 자원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케냐 등 동아프리카의 수역을 중심으로 오징어 어장 개척에 나설 계획입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