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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성적 거둔 사격‥연맹회장 '돌연' 사퇴

입력 | 2024-08-07 06:48   수정 | 2024-08-07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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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사격대표팀은 역대 최고성적을 거뒀죠.

그런데 대한사격연맹 회장이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병원의 임금 체불 문제가 불거지면서 돌연 사퇴했습니다.

배드민턴협회에 이어 사격연맹까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고병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파리 올림픽 여자 권총 25m에서 금메달을 딴 양지인 선수가 시상대에 오릅니다.

양지인 선수와 다정하게 사진을 찍는 남성은 대한사격연맹 신명주 회장입니다.

신 회장은 20여 년간 연맹 회장사를 맡고 있던 ′한화′가 물러난 뒤 대한사격연맹 제31대 회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올림픽 한 달 전 이었습니다.

[신명주 (지난 7월 2일)]
″사격연맹의 안정을 위해 재정 자립의 길을 열겠습니다. 연맹의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신 씨는 직원 6백 여명 규모의 종합병원인 명주병원을 운영하는 병원장입니다.

그런데, 신 씨가 사격연맹회장직을 맡기 전부터 명주병원 직원들이 여러 달째 임금을 밀려 받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임금체불로 명주병원에 대해 내사를 벌이고 있고, 올림픽 기간인 지난달 26일엔 현장 근로감독에도 나섰습니다.

지난해 5월부터 월급 지급이 밀리기 시작했는데, 지난 8개월간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임금체불 신고 건수만 316건, 처리 중인 건수는 229건에 달합니다.

[명주병원 재직 간호사 (음성변조)]
″거의 2천만 원 정도 대출금이 계속 연체되고 있어요‥그 와중에도 미친 듯이 환자를 봤단 말이에요. 근데 그 상황들이 너무 억울한 거에요.″

병원 운영이 어려운데도 신 씨는 사격연맹회장직을 맡은 건 물론, 용인시와 모교에 기부활동을 하는 등 대외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임금체불에 대한 MBC 취재가 시작되자 신 씨는 대한사격연맹 회장직에서 돌연 물러나겠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신 씨는 ″임금이 밀린 게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사격과 병원은 별개로 봐 달라″고 했습니다.

또 ″두 달 동안 많은 퇴사자가 발생했다″며 ″부동산 처분 등 자구책을 마련해 퇴직금을 지급하고 병원 정상화를 위해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고병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