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민욱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아시아 기후 위기

입력 | 2024-10-28 07:47   수정 | 2024-10-2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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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 세계에서 위협이 커지고 있는 기후위기, 특히 아시아지역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MBC 기후환경팀은 <아시아 임팩트>라는 연속기획을 전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방글라데시를 취재하고 돌아온 김민욱 환경전문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지난주 수요일에 방글라데시 해수면 상승 피해 리포트 저희가 전해드렸습니다.

정말 심각하더라고요.

◀ 기자 ▶

네. 실제로 보면, ′와 정말 여기서 사람이 살고 있다고?′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충격적입니다.

준비 과정에서 해외 언론의 짧은 영상과 사진들, 위성 사진을 보고 갔는데도 불구하고 저도 무척 놀랐습니다.

못 보신 시청자분들을 위해 영상을 조금만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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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간 넘게 강줄기를 따라 내려가던 보트 너머로 작은 섬마을이 나타납니다.

위태로운 마을의 모습.

나무 밑동과 집의 기둥이 다 물에 잠겨있습니다.

다른 집들과의 연결로가 끊긴 채 홀로 물에 떠있는 집들도 여럿입니다.

방글라데시 서남부, 갠지스 삼각주에 위치한 마을 칼라바기.

집 안은 어른 둘이 간신히 몸을 누일 정도의 공간뿐입니다.

[존도 탄다르/칼라바기 주민]
″<원래는 여기 차가 들어왔나요?> 네. 전기도 들어왔고 태양광 발전 설비도 있었어요.″

◀ 앵커 ▶

그러니까 저 마을이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저렇게 됐다는 건데, 몇 년 전만 해도 저런 모습이 아니었다면서요?

◀ 기자 ▶

맞습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이 칼라바기 마을의 예전 모습 위성사진인데 원래 이렇게 길게 뻗은 반도 모양의 마을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을 폭이 점점 줄어들더니 불과 몇 년 전에 마을이 뚝 끊어지고 이렇게 섬이 돼 버렸습니다.

지금은 이 위성사진보다도 더 악화 됐습니다.

이 방글라데시 남부 갠지스 삼각주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넓은 해안 저지대입니다.

해수면 상승과 열대성 폭풍, 지반 침하로 지난 25년간 약 26센티미터 정도 해수면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칼라바기와 같은 삼각주 저지대 마을은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거죠.

◀ 앵커 ▶

기후변화로 피해가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는 기후불평등이라는 말을 우리가 쓰는데, 그 단어가 좀 떠올랐습니다.

저분들이 마을을 못 떠나는 게 아무래도 좀 현실적으로 돈이라든지 이런 부분들 때문이겠죠.

◀ 기자 ▶

네, 맞습니다.

기후변화는 온실가스 때문인데 저 방글라데시 시골에서 농사짓고 물고기 잡던 분들이 온실가스를 배출했으면 얼마나 배출했겠습니까?

하지만 기후위기의 피해는 유독 저렇게 저개발 국가에서 도드라집니다.

저 칼라바기 주민들도 원래는 자기 소유의 농지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농지가 물에 잠겨버리니까, 뭐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죠.

물론 마을을 떠난 사람들도 많긴 합니다.

정부도 정착촌을 지어주고 있고요.

하지만 이주민들 상당수가 도시빈민으로 전락하고 있고요.

이주한 곳 역시 기후변화의 위협에서 자유롭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 앵커 ▶

해마다 여름이 되면 방글라데시나 인도에서 큰 홍수가 발생했다 이런 기사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방글라데시 피해 지역을 취재하고 왔다고요?

◀ 기자 ▶

이번에도 홍수 피해 지역을 취재했는데요.

국내에서 침수나 산사태 피해를 여러 번 촬영했는데 방글라데시의 피해는 정말 심각했습니다.

10월 1일에 방송했던 리포트 일부 먼저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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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동남쪽 쿠밀리아의 부르부리야 마을.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도 처음 보는 거대한 홍수로 100미터 길이의 둑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홍수가 난 지 한 달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복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세 아들 부부와 함께 살던 누루 미야 씨.

한 달째 나뭇가지에 비닐을 얹은 곳에서 잠을 자는데 그나마 절반은 염소 차지입니다.

[누루 미야/부르부리야 주민]
″(둑방길에서 며칠 잤는데) 둑을 다시 쌓는다고 떠나라고 했어요. 그래서 비닐로 천막을 쳐서 염소들이랑 밤에 같이 자고 있어요.″

◀ 앵커 ▶

방글라데시에서 홍수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저 피해 지역이 아이들이 마음이 많이쓰이더라고요.

◀ 기자 ▶

저도 이번 취재과정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한밤중에 갑자기 집이 물에 잠겨서 가족들과 급하게 할아버지 집으로 피했는데, 너무 무서웠다는 모하메드.

또 해마다 홍수가 나는 곳에 살다 보니 학교 가는 길에 옷이 다 젖어서 교복을 한 벌 더 챙겨간다는 고등학생 마수다.

이 먹을 것과 잘 곳뿐 아니라 기후변화는 아이들이 교육받을 기회마저 빼앗고 있었습니다.

◀ 앵커 ▶

참 안타깝습니다.

9월에 <아시아 임팩트> 네팔 편 저희가전해드렸습니다.

기후 환경팀이 왜 아시아 지역에 집중하고 있는지 또 어떤 취지가 남아 있는지 궁금합니다.

◀ 기자 ▶

시작은 지난 4월 세계기상기구가 낸 2023년 지역별 기후보고서였습니다.

아시아 지역이 2023년에 기후 관련 재해로 세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세계 각국의 기후위험을 평가하는 독일의 저먼워치라는 기관이 있는데, 이 기관의 2020년 세계기후위험지수 1위부터 10위 중 7곳이 아시아 국가이기도 했죠.

그만큼 한국이 속한 아시아의 기후위기 피해가 전 세계에서도 가장 심각합니다.

기후변화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곧 우리에게 벌어질 일일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아시아 임팩트>를 준비했습니다.

지난주에 다른 동료 기자들이 몽골을 취재하고 돌아왔고요.

11월에는 베트남 취재도 예정돼 있습니다.

◀ 앵커 ▶

<아시아 임팩트> 많은 관심을 우리 시청자 여러분께도 관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김민욱 환경 전문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