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민상

'호국성지' 진주성 곳곳에‥수십 년간 '친일인사' 비석에 묵념?

입력 | 2025-08-15 22:28   수정 | 2025-08-15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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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국내에선 여전히 친일 잔재가 존재합니다.

친일 인사들을 기리는 비석들이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논개 이야기로 유명한 진주성에도 이러한 것들이 수십 년간 버티고 있다는데요.

박민상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임진왜란 당시 왜군에 맞서 싸우다 민·관·군 7만 명이 순국한 ′호국성지′ 진주성.

진주성 내 조선 시대 관찰사가 업무를 보던 건물인 영남 포정삽니다.

주변엔 진주성을 지켜온 이들의 비석을 모아둔 비석군이 있는데, 그중 정공상진시덕불망비, 즉 정상진의 덕을 기리는 비석이 눈에 띕니다.

정상진은 일제에 비행기를 헌납하고 민족말살정책을 적극 지원한 행위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진주 지역 대표 친일파입니다.

[이희구/경남 진주시 상봉동]
″조금 충격적입니다. 호국 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훼손하는 그런 작태가 아닌가…″

정상진 이외에도 이곳에서 확인된 친일인사의 비석은 3기가 더 있습니다.

친일 인사의 비석들은 50여 년 전 시내 여러 곳에 있던 비석을 진주성으로 옮길 때 함께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런데 시민 단체의 철거요구에 진주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해당 친일인사 후손들의 반발이 걱정된다는 겁니다.

[김명진/진주시 문화유산과 팀장]
″저희가 당장 철거를 한다든지 그런 거는 좀… 또 보는 시각에 따라서 논란의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

심지어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친일 인사 비석이 있다는 내용을 안내판에 기재해달라는 요구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심인경/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장]
″지금 당장 어떻게 처리할 수 없다고 하면 정확하게 안내문을 내서 시민들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조치들은…″

호국성지이자 국가유산이 진주성이 있는 진주에는 광복 80주년인 올해까지도 44기의 친일인사 비석이 버젓이 세워져 있습니다.

MBC뉴스 박민상 입니다.

영상취재: 양동민(경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