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 기각과 별개로 분명해진 부분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그동안 국민들 앞에서 거짓말을 해왔다는 겁니다.
증인 선서를 하고도, CCTV 증거가 나오기 전까진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며 발뺌만 했던 순간들을 이준범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 리포트 ▶
12·3 비상계엄 당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에게 줄 지시사항을 만들어놨다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증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지난 1월, 헌법재판소)]
″세 명, 넷, 다섯, 여섯‥ 한 6장, 7장 되는 것 같습니다. 기재부 장관뿐만이 아니고, 외교부 장관도 있었고 또 경찰청장, 또 국무총리‥ <네. 아, 총리 것도 있었습니까?> 예. 그래서‥ <행안부 것도 있었어요?> 행안부 장관도 있었고‥″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문건을 받았다는 걸 인정했고,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은 멀리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문건을 보기만 했다고 주장하다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이끌며 행정부를 통할하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증인 선서를 하고도 문건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덕수/전 국무총리 (지난 2월, 헌법재판소)]
″<증인은 그 당시 특별한 문건 받은 사실이 없습니까?> 저는 특별한 문건을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자신이 계엄 포고문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통령실 CCTV가 확보된 뒤에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문건을 받았다″고 진술하며, 위증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절차적 문제로 위증죄 적용을 피했지만 국회 발언에도 거짓이 섞여있었다는 것 역시 드러났습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 한덕수/전 국무총리 (지난 2월, 내란 국정조사 특위)]
″<총리님, 그 포고문은 있었습니까, 자리에 그러면?>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전연 논의도 없었고요. 당연히 그런 것들이 있었으면 정식 안건으로서 이렇게 제기가 됐어야 될 텐데 전연 그런 거 없었습니다.″
구속영장은 기각됐을지라도, 국정을 책임지는 총리가 본인의 안위를 위해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해왔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한덕수/전 국무총리 (지난 2월, 내란 국정조사 특위)]
″저에게 물은 모든 것에 대해서 진실에 기초를 두고 진술해 왔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조금도 부끄러움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