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강은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 폭발하면‥CCTV 녹고 창문은 날아가

입력 | 2025-09-02 20:31   수정 | 2025-09-02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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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집에서 충전하던 배터리에 이어 이젠 지하철역에서도 전기오토바이용 배터리에서 시작된 걸로 보이는 화재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실내 폭발 상황을 가정해 실험해 봤더니, 순식간에 온도가 수백 도까지 치솟아 대피조차 불가능한 상황이 나타났습니다.

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7월 부산 만덕동 아파트 화재로 80대 노모와 50대 아들이 숨졌습니다.

2주 전 서울 창전동 아파트에서도 60대 어머니와 20대 아들이 불길을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어제 서울 지하철 합정역 승강장에서는 연기가 들어차 1백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모두 전기 오토바이용 배터리 화재로 추정됩니다.

보통 이런 전기 오토바이 아래쪽에는 탈부착이 가능한 리튬 이온 배터리가 들어가는데요.

집 안에서 배터리를 충전하다가 화재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얼마나 위험한지 실험해 보겠습니다.

부산 아파트에서 폭발했던 것과 같은 용량의 배터리입니다.

작은방만 한 면적의 컨테이너 안에 배터리를 두고 서서히 열을 가했습니다.

20분이 지나자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굉음을 내며 폭발합니다.

방 안을 가득 메운 연기에, 폭발 10여 초 만에 아무 것도 볼 수 없게 됩니다.

삽시간에 실내 온도는 5백 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실험에 사용된 마네킹은 온몸이 까맣게 그을렸습니다.

[김수영/국립소방연구원 화재원인분석팀장]
″CCTV 새 거가 아예 녹을 정도였습니다. 10초, 20초 만에 피난하지 못했다고 하면요. 이것은 그냥 거의 생명을 잃을 정도로 되게 심각한‥″

스프링클러를 달고 한 번 더 실험해 봤지만 별 소용은 없었습니다.

스프링클러가 실내 온도를 낮추는 데 다소 도움이 됐지만, 연기 발생량과 폭발 위력은 없을 때와 큰 차이가 없어 창문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최근 5년간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는 678건.

이 가운데 전기 오토바이 등 개인형 이동장치가 10건 중 9건을 차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용량이 큰 배터리일수록 가급적 집 밖에 둬야 하며, 화재 발생 시 진압하려 하지 말고 즉시 대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합니다.

MBC뉴스 강은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주예찬 / 영상제공: 국립소방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