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승연

[바로간다] 음모론에 뒤덮인 거리‥혐오의 현수막 '기승'

입력 | 2025-09-30 20:14   수정 | 2025-09-30 21:14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이승연 기자입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시작되자, 혐중 정서를 퍼뜨리려는 세력들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터무니없는 음모론이나 중국인 혐오 표현을 담은 현수막도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철거할 길이 없다고 합니다.

먼저 누가 무슨 돈으로 이런 현수막을 다는 건지 추적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국회의사당 앞.

′중국인 무비자 입국, 관광 아닌 점령′이라는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다른 곳에는 ′부정선거 주범을 수배한다′는 내용도 보입니다.

망상적 부정선거론과 중국 배후론을 주문처럼 반복하는 겁니다.

현수막에 나온 QR 코드.

극우 성향 유튜브의 통로입니다.

[곽상용]
″짜증이 날 정도로 거짓말도 많이 있고.″

[차숙자]
″아이들은 그런 지식이 없어요. 없는데도 저런 현수막을 보게 되면 당연히 저걸로 인해서 인식을 할 수밖에 없거든요.″

현수막에 적힌 전화번호로 게시자에게 연락했습니다.

후원금으로 현수막을 단다고 합니다.

[현수막 게시자]
″후원 금액은 자유예요. 1만 원이 됐든 10만 원이 됐든 그건 상관없이.″

돈을 보내자, 다음날 현수막이 왔습니다.

가로 6m, 세로 90cm 짜리 현수막에는 ′트럼프·푸틴도 언급한 부정선거′라 쓰여 있습니다.

조직적으로 달려고 만든 홈페이지도 있습니다.

섬뜩한 문구도 눈에 띕니다.

이 홈페이지를 만든 사람은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단체 소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혐중 시위에서도 이 단체 현수막이 보입니다.

홈페이지 운영자는 유튜브에 나와 정당 이름을 언급합니다.

[홈페이지 운영자]
″처음에는 당하고 당의 이름 빌린 건데 지금은 제가 이제 당원으로 가입을 한 상태예요.″

′내일로미래로′.

찾아보니 ′충청의미래당′으로 출범해 몇 차례 이름을 바꿨습니다.

선관위에 등록된 주소지에 가봤습니다.

해당 정당과 관계없는 사무실입니다.

당 대표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당명 빌려주고 현수막 장사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현수막 정치′라고 했습니다.

[최창원/내일로미래로 대표]
″현수막 정치하는 거고, 문구들은 전부 국민들이 주시는 거야. 전라도, 제주도 전국의 국민들이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저희한테 줘요.″

두 사람은 개인 계좌로 현수막 후원금 7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당 대표는 절차상 하자이지 돈을 유용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현수막 정당′의 길을 터준 건 거대 정당들입니다.

3년 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자체 허가나 신고 없이 정당이 현수막을 걸 수 있게 법을 바꿨습니다.

혐오와 음모의 현수막이 법의 보호를 받게 된 셈입니다.

[홍경수/인천시청 광고물 팀장]
″정당 활동을 폭 넓게 해석을 하기 때문에 저희가 해석 요구하면 거의 다 그냥 ′괜찮다′, ′정상이다′.″

선관위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 조항에 따라 문구의 적정성을 문제삼아 철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최근 여당이 정당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는 조건을 원내 정당 등으로 까다롭게 하는 방향으로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수정당의 정치적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한가위를 앞두고 거리 곳곳에는 여야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또 걸렸습니다.

바로간다, 이승연입니다.

영상취재: 변준언, 김백승, 우성훈, 황주연 /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