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도윤선

해외 출장은 의원들이 다녀와놓고‥실무 직원들 '입건'

입력 | 2025-10-01 20:04   수정 | 2025-10-0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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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해외 출장 비리 의혹을 두고 지방의회에 대한 경찰 수사도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데요.

의원들은 수사를 피해 가고, 공무원들만 입건돼 논란입니다.

이어서 도윤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양시의원들의 해외 출장은 해마다 이어졌습니다.

2023년 2월에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그해 5월에는 일본, 8월에는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로 떠났습니다.

2024년 2월에는 싱가포르를 둘러봤고, 같은해 5월에는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북유럽을 간 의원도 있습니다.

세금으로 전부 1억3천여만원이 들어갔습니다.

다섯번 출장 모두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습니다.

경찰은 항공 운임과 차량 임차비를 부풀려 출장 경비로 썼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피의자로 입건된 건 공무원 8명뿐입니다.

출장을 갔던 스무명 가까운 의원들 가운데 피의자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의원은 없습니다.

[박준모/경기 안양시의회 의장]
″내용을 저도 좀 파악하고 있는 중이니까 추후에 제가 전화를 한번…″

전남도의회에 대해서도 경찰이 오늘 강제 수사에 나섰습니다.

해외 출장비 부풀리기 정황을 잡고 공무원 10명, 여행사 관련자 10명 등 모두 20명을 입건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입건된 도의원은 없습니다.

전남도의회 취재 사실을 알고 메일을 보낸다는 한 제보자는 ″직원들이 일부러 그렇게 했겠냐″며 ″공식 일정 외에도 관광지도 가야되고, 밥도 비싼 걸로 먹고 술도 먹어야 되니까″ 부풀리기 한다고 했습니다.

″갹출로 하자고 하면 그렇게 돈을 못만드냐고 무능한 직원이 된다″고도 했습니다.

또 ″정말 100% 외유성 맞다″면서 해외 갈 때 직원들은 ″술, 한국음식, 라면, 간식 등을 가득 채워 본인 것 말고도 캐리어 1개를 더 가져간다″는 고충도 털어놨습니다.

도의회 의장은 답이 없고, 부의장은 ″그런 일이 있으면 안된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광일/전라남도의회 부의장]
″예산도 수립돼 있고 그래서 간 것인데 수사까지 받고 그러는 줄은 몰랐습니다.″

경찰의 해외 출장 비리 의혹 수사는 지방의회 188곳에 대해 동시다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수사라면 출장은 의원이, 책임은 공무원이 지는 상황이 전국적으로 반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도윤선입니다.

영상취재: 전효석 강재훈 독고명 / 영상편집: 이유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