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지인

[단독] '소송 참여자'에 불이익?‥인사팀은 'X'

입력 | 2025-11-26 20:17   수정 | 2025-11-2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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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얼마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사팀 문건이 대거 사내로 유출되면서 노조 사찰 의혹이 불거졌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었는데요.

MBC가 유출된 문건들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사측을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에 참여한 직원 명단을 관리하며 인사상 불이익을 준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김지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4월 작성된 ′핵심인력 선발 명단′이라는 제목의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 문건.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핵심인력을 관리하는 삼성의 ′리텐션′ 제도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이 엑셀파일에는 간부 4명과 사원 4명이 2월에 ′T3′로 선정됐다고 나옵니다.

′T3′는 인센티브 지급 대상자입니다.

그런데 석 달 뒤 5월에 8명 모두 ′제외′됐습니다.

비고란을 보면 3명은 휴직, 퇴직, 퇴직예정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5명 옆에는 ′통상임금소송′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해 3월 회사 측을 상대로 통상임금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21년부터 2년 6개월 동안 지급된 명절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수당을 재산정하라는 겁니다.

노조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회사가 직원에게 약 80억 원을 지급해야 하는 해당 소송에는 전체 직원의 20%인 1천2백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노조 측은 사측이 소송 참여 직원을 색출해 인센티브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재성/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위원장]
″소수를 선발하는 이런 핵심 인재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HR′ 제외 의견을 줌으로써 불이익 처분을 했다…″

′25년 경영지원센터 승격 심사 대상자′라는 제목의 또 다른 문건.

노조가 제시한 2쪽 분량의 문건에는 승격 심사 대상자 96명의 이름과 직책 등 기본정보, 어학과 연봉등급 등이 기록돼 있습니다.

비고란에 ′소송′이 등장하는 사람은 모두 10명, 이들 모두 인사팀 ′HR′ 의견에 ′X′(엑스표)가 적혀있습니다.

4명은 ′팀 추천 등급′상 A+, 2명은 A라고 나오는데, 인사팀은 엑스표를 제시한 겁니다.

노조는 여기 나오는 소송도 통상임금소송을 말한다며 X는 인사팀이 ′승격 불가′ 의견을 제시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이 실제 승진에서 누락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MBC는 소송이 통상임금소송을 뜻하는지, 소송 참여를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줬는지, 인사팀이 소송 참여자에 대해 승진 반대 의사를 밝혔는지 물었지만 삼성바이로직스 측은 모든 질문에 대해 ″진행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양해바란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독고명 / 영상편집: 배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