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도대체 왜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 의원은 대화 내내 흐느낄 만큼 문제가 있는 걸 알면서도 김 의원에게 개인적인 상의를 했고, 또 왜 공관위 간사였던 김 의원은 못 들은 걸로 하겠다면서도 이 대화를 녹음해 기록으로 남겼을까요.
장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8분 56초간의 대화 내내 흐느끼는 강선우 의원과 달리, 자신의 발언이 녹음된다는 걸 알고 있던 김병기 의원은 시종일관 단호한 말투로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병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 강선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2022년 4월 21일 오전)]
″하여튼 돈부터 돌려드리세요… 정말 이게 원칙으로 해결해야 됩니다. <제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그런데 김 의원은 상황의 엄중함을 강조하다가도 ′자신은 못 들은 걸로 하겠다′며 빠져나가려는 듯한 태도를 수차례 보입니다.
[김병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 강선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2022년 4월 21일 오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저 그러니까, 안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어쩌자고 저한테 그걸 상의하셔가지고 진짜.″
또 ′누가 알고 있냐′, ′더 이상 주변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며 적극적으로 은폐를 시도하기도 하고,
[김병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 강선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2022년 4월 21일 오전)]
″저랑 만났다든지 저랑 상의했다든지 이런 이야기를 갖다가 일체 하지 마십쇼.″
로펌을 찾아가라고 조언을 하면서도 주변 사람에게는 상의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김병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 강선우/당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2022년 4월 21일 오전)]
″누구한테, 주위에 있는 사람한테 소개받지 말고요. <네.> 정말 그냥 어디 찾아가세요. 로펌이라도 찾아가 가지고요.… 주위 가까운 사람한테 해서 그 가까운 사람이 같이 지금 수렁으로 빠져들어갈 수 있어요.″
서울시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 의원은 금품이 오갔다는 사실을 신고하기는커녕, 오히려 드러내지 말라고 당부했던 겁니다.
김병기 의원은 강 의원 몰래 약 30분간의 대화를 직접 녹음한 뒤, 제3자에게 이 녹음 파일을 공유했습니다.
자신의 처신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물증으로 남기고, 또 확인받고자 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정청래 대표는 ′1억 원 수수 의혹′과 관련해 강선우 의원에 대한 윤리감찰단의 진상 조사를 지시했는데, 김병기 의원은 대상에서 빠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