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승연

'범죄'인 걸 알면서도‥그들이 비행기 탄 이유

입력 | 2025-10-17 06:29   수정 | 2025-10-1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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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연고도 없고 위험한 캄보디아에 왜 가는 건지, 캄보디아에 건너갔던 이들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 앵커 ▶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이 많았는데요.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범죄라는 걸 알면서 가담한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승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9월 김 모씨가 캄보디아로 간 건 코로나19 이후 사업 실패로 떠안은 빚 때문이라고 합니다.

[김 모 씨(음성변조)]
″큰돈을 벌 수 있고 가서 뭐 제 사업자통장으로 들어오는 금액을 이체만 시켜주면 된다고 해서‥″

현지 경찰 구조로 작년 12월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그에게 캄보디아는 지옥이었습니다.

[김 모 씨(음성변조)]
″뭐 어디 묻히고 싶냐. 그다음에 팔다리 하나 자르는 건 일도 아니다.″

캄보디아로 가는 청년들의 궁핍한 실상은 판결문을 통해 속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한 19살 청년은 ″취직시켜주겠다, 핸드폰 미납요금과 대출 빚 모두 처리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캄보디아로 갔습니다.

″카지노에서 일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해서 캄보디아로 가려다 마음을 바꿨지만, 감금돼 구타당하다 출국 직전 가까스로 탈출한 20대 청년도 있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을 납치한 일당은 가족이 없는 무연고자나 신용이 낮아 대출이 어려운 사회초년생들을 노려 캄보디아에 팔아넘기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박호정/한인구조단 구조사업팀장]
″가정환경이 불우하거나 충분하게 한국에서 취업의 기회를 갖지 못하신 청년들이 많다라고‥″

고수익에 넘어간 청년들의 범행은 대범해졌습니다.

한 20대 청년은 ″아픈 어머니를 홀로 부양하면서 생활비와 병원비를 마련한다″는 이유로 로맨스 스캠, 주식 리딩 사기에 뛰어들었습니다.

한차례 귀국 뒤 또다시 제 발로 캄보디아를 찾아가, 주식 리딩 사기 피해자를 속이는 상담원 행세를 한 20대 여성도 있습니다.

주변 지인도 끌어들였습니다.

범죄에 이용될 대포통장 운반한 청년도 있습니다.

[이 모 씨(음성변조)]
″피해 자금 같은 거를 이제 그 통장으로 받아서 그 돈세탁을 하는 거죠. 남들의 피해 자금을.″

하지만 결국 이들은 대부분 실형을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법원은 팍팍한 청년들의 사정이 범죄 가담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승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