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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겸
연기에 갇힌 농촌‥나무 대신 쓰레기 태워 '고통'
입력 | 2025-12-08 06:50 수정 | 2025-12-0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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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겨울이 찾아오면서 농촌지역에선 화목 보일러를 많이 쓰는데요.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연기는 포근해 보이지만 실제 사는 주민들에겐 고통이라고 합니다.
어떤 일인지 김준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동이 틀 무렵, 홍천의 한 산골마을.
집집마다 지붕 위로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나무를 태워 쓰는 화목보일러 굴뚝에서 나오는 건데, 연기는 삽시간에 마을 전체로 퍼져갑니다.
같은 시간 마을 안쪽‥
[마을 주민]
″또 이쪽으로 오네, 어우 냄새… 공장도 아니고 왜 저렇게까지 나…″
매캐한 냄새와 연기가 집안으로도 들어와 아침에 창문을 여는 건 포기해야 합니다.
제 뒤로 보이는 화목난로 연통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곳으로부터 300미터나 떨어져 있는 곳인데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있습니다.
난방비를 아끼려고 집집마다 놓인 화목보일러, 대부분 매연을 줄이는 장치는 달려있지 않습니다.
[신두섭/강원 홍천군 화촌면 주민]
″(연기가) 집 안으로도 침투를 하고, (밖으로도) 나올 수가 없어요, 냄새 때문에.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그냥 다시 도심으로 갈까…″
여기에다 보일러에 나무가 아닌 쓰레기나 농부산물까지 태우는 사람이 늘면서 매연과 냄새는 이제 참을 수 없는 수준이 됐다고 합니다.
[화목보일러 사용 주민(음성변조)]
″(화목보일러에) 음식쓰레기를 내버리는 건 노인(이용자)들이 교육을 받아야 되는데 그런 걸 모르죠. 분리수거 같은 걸 해야 하는데…″
화목보일러를 많이 쓰는 영국에선 여기서 나오는 초미세먼지가 전체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오염원으로 지목되고 있고, 화목난로 사용이 폐 기능 저하와 연관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다 보니 단속은 사실상 무용지물.
[홍천군청 관계자(음성변조)]
″야간이나 아침 일찍 나가서 단속반을 구성해서 지키고 서서 (화목보일러 불법 소각) 단속을 했던 적도 있고…″
산림청은 화목보일러를 목재펠릿보일러로 바꾸면 보조금을 줘, 교체를 유도하고 있지만 팰릿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 참여율이 저조한 상황입니다.
MBC뉴스 김준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