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송서영

판사 앞에선 "불구속돼야 직원 임금"‥풀려나니 "월급 못 줘"

입력 | 2026-01-26 20:37   수정 | 2026-01-26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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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직원 2만여 명은 새해 첫 월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최근 구속영장 심사를 받은 홈플러스 대표는 ″구속이 안 돼야 직원 월급을 준다″고 했는데, 정작 풀려나니 입장을 180도 바꾼 겁니다.

송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인천의 한 홈플러스 매장.

과자나 신선식품 등으로 가득해야 할 매대가 텅 비었습니다.

그나마 진열된 상품은 유통기한이 이틀 남았습니다.

이곳은 다음 달 문을 닫습니다.

[홈플러스 직원 (음성변조)]
″저희 이제 물건 안 들어와요, 아예. 여기 있는 게 끝이에요.″

2026년 새해 첫 달,

월급도 끊겼습니다.

홈플러스에서 30년 일한 이 직원은 마이너스 통장으로 대출이자, 세금 등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가 큰일입니다.

[홍영만/홈플러스 직원]
″저희가 월급이 안 들어온다고 세금이 정지되지 않잖아요. 지금 월급이 안 들어와서 아무것도 안 보여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무기한의 답을 준 회사…″

당장 생계를 위협받게 된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를 고소했습니다.

[오지운/홈플러스 직원]
″아이의 앞날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저는 이번 월급이 나올지부터 걱정하고 있습니다. 임금은 부탁해서 받는 돈이 아닙니다.″

지난 13일, 신용등급이 떨어질 걸 알고도 사채를 발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로에 섰던 김병주 MBK 회장과 김광일 대표, 판사 앞에선 구속만은 하지 말아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직원 임금 지급을 위해 자신이 구속되면 안 된다는 논리도 폈습니다.

하지만 영장이 기각되자마자 ′1월 급여 못 준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안수용/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
″기다렸다는 듯 전 직원에게 임금 미지급을 통보했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사법부에 대한 기만이며 노동자의 생존권을 담보로 한 악질적인 협박입니다.″

4월까지 12개 지점이 폐업을 예고한 상황에 실제 월급마저 끊기며 위기를 맞은 직원들.

경영진의 잘못에도 길거리로 내몰리는 건 노동자가 될 거라며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전인제 / 영상편집: 권기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