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덕영

독일 "판사는 법 위의 존재 아냐‥'법왜곡죄'가 사법독립 지켜"

입력 | 2026-02-23 20:34   수정 | 2026-02-2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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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판사가 법에 따르지 않고 법을 뒤틀어 자의적인 판결을 할 경우 책임을 묻게 하자는 ′법왜곡죄′.

조희대 대법원장은 우려를 표했지만, 19세기부터 150년 넘게 법왜곡죄를 적용해 온 독일에서는, 어떻게 이런 법이 한국에는 없냐고 오히려 되묻고 있습니다.

판사도 법 위에 있을 수는 없으며, 법을 왜곡하면 안 된다는 당연한 원칙이야말로 판결의 독립성을 지켜준다는 건데요.

베를린 이덕영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20년 경력 현직 판사 이벤 그래프 씨.

한국에는 왜 법을 왜곡한 판결을 방지하는 장치가 없는지 의아해했습니다.

[이벤 그래프/베를린 사회법원 판사]
″(한국에는) 왜 (법왜곡죄) 관련 규정이 없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독일의 법대에서는 법왜곡죄와 이 법이 어느 때 적용되는지에 대해 자세히 배운다고 합니다.

법의 목적이 처벌이 아니라 판결의 독립을 지켜주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법을 왜곡하면 처벌받는다는 원칙이 법에 의한 판결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토마스 바이겐트/독일 쾰른대학교 법학 명예교수]
″판사는 ′형법에 따르면 법을 위반하는 지시는 따를 수 없다. 나는 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라고 반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법을 왜곡해 실제 처벌까지 받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판사가 법의 잘못된 적용을 알았음을 입증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법왜곡죄는 법에 따라 판결해야 한다는 당연한 원칙을 법으로 상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독일 법조계에선 오히려 법왜곡죄의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판사는 법 위에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른트 코흐/독일 아우크스부르크대학교 법학 교수]
″이 조항의 적용을 확대해야 하지 않을까요? 해당 범죄를 더 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연방대법원은 법왜곡죄 조항을 매우 좁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법과 형법의 뼈대는 독일법 논리 구조를 그대로 옮겨왔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법왜곡죄는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19세기 프로이센 시절에 제정돼 지금까지 150년 넘게 적용돼 왔습니다.

베를린에서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류상희(베를린) / 영상편집: 권기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