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류현준

[이동전환③] 요금·총량으로 통제‥싱가포르 교통 해법 "이동을 줄이다"

입력 | 2026-04-04 20:27   수정 | 2026-04-0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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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고유가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바꾸는 이동의 전환 현장을 돌아보는 연속보도, 오늘도 전해드립니다.

지난주에는 대중교통 무상화, 정액제로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있는 유럽 사례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차량총량 규제와 혼잡 요금 부과 등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도심 차량을 억제 중인 싱가포르로 가보겠습니다.

류현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퇴근 시간, 싱가포르 도심으로 향하는 도로.

게이트 위 전광판에 ′승용차 3달러′라고 안내합니다.

[버나드/자가운전자]
″앞에 입구를 지나면 제 카드에서 차감되는 게 보일 거예요. <삑.> 차감됐네요.″

싱가포르가 지난 1998년 세계 최초로 도입한 전자식 통행료 징수 시스템, ERP입니다.

남산터널처럼 통행료를 받는 건데, 정액이 아니라 차량이 몰리는 시간과 막히는 정도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

[버나드/자가운전자]
″출퇴근 시간대엔 ERP를 한 번 통과할 때마다 국수 한 그릇 값이 빠져나가는 셈이죠. 그래서 가능하면 그 시간대는 피하려고 합니다.″

제 뒤로 보이는 이 도로는 도심으로 이어지는데요. 시간대별로 다른데 지금은 승용차 기준 3달러가 부과되고 있습니다.

출근 시간, 상습 정체구간에선 통행료가 5달러까지 올라갑니다.

출퇴근시 한 번씩만 지나가도 한 달이면 2백 달러, 우리 돈 24만 원정도 들다 보니 승용차 통행량은 ERP 도입 이후 최대 30%나 줄었습니다.

차량 총량 규제도 싱가포르의 대표적 교통 정책 중 하납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기존 차량이 줄어든 만큼만 새 차 구입을 허용하기 때문에 차를 사려면 ′차량 소유권′부터 1억여 원을 주고 경매에서 낙찰받아야 합니다.

[닉/자가운전자]
″정부의 접근 방식에 동의해요. 왜냐면 도로 위의 차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사실상 차를 몰지 말라는 건데, 정부의 자신감엔 이유가 있습니다.

지하철의 배차간격은 촘촘하고 환승 동선도 매우 짧습니다.

[이은지/싱가포르 직장인]
″한국은 이렇게 좀 퍼져 있잖아요. 환승할 때도 이렇게 멀리 가야 되는데 여기는 뭐 층만 다르다거나 그런 식이 많은 것 같아요.″

장애인도 불편함이 없도록 한 보행 환경도 눈에 띕니다.

신호등에 보행약자 카드를 대자 초록불이 7초 더 연장됩니다.

[키노/싱가포르 시민]
″싱가포르 정부는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엘리베이터와 경사로를 많이 설치해놨습니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 휠체어로 이동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이런 노력들로 싱가포르 교통부문 탄소 배출은 지난 2016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고, 이젠 2030년 대중교통 분담률 75%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월터 테세이라/싱가포르 사회과학대학교 교수]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들에게 자동차 이용을 대신할 현실적인 대안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안을 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결국 차를 쓰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내게 될 것이고, 시스템은 실패했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싱가포르의 이동 전환은 단순한 규제를 넘어, ′차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삶′이라는 현실적인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위동원 / 영상편집 : 주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