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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정
숫자만 바꾸면 된다?‥마구 찍어냈던 '가상화폐'
입력 | 2026-02-10 06:42 수정 | 2026-02-10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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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62조 원어치의 비트코인을 잘못 보낸 빗썸 사태 이후, 과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안전한지, 이용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있지도 않은 비트코인은 도대체 어떻게 지급할 수 있었는지, 은행이나 증권사와 비교해 보니 내부 통제 시스템이 완연히 달랐습니다.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빗썸은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보다 15배 많은 62만 개를 고객들에게 지급했습니다.
실제 보유하지 않은 코인도 주고받은 것처럼 장부상 숫자를 바꿀 수 있었던 겁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오입력된 데이터로 거래가 실현됐다는 게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은행과 증권사들도 모두 이런 장부상 거래를 합니다.
그런데도 유독 코인 거래소에서 이런 황당한 사건이 벌어진 이유는 뭘까?
은행은 코인과 달리 매일 정산을 통해 실제 현금이 이동하고, 한국은행은 결제 금액에 실수가 없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합니다.
주식의 경우 한국거래소가 매수, 매도되는 모든 거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한국예탁결제원이 주식을 전자 형태로 실제로 보관합니다.
영업이 끝난 뒤엔 실제 고객 계좌와 예탁원이 보유하고 있는 장부가 일치하는지도 매일 확인합니다.
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엔 이런 내부 감시 체계가 없는 겁니다.
[황석진/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가상자산 거래소 같은 경우에는 24시간 동안 거래가 되고 있기 때문에 그 온체인(거래소 지갑)에 있는 자산하고 장부상에 있는 자산하고 매칭을 시키는 데 있어서는 시간이 좀 더 걸리는.″
이렇다 보니 직원 누군가가 외부인과 공모해 시세 조종에 나서거나, 횡령하는 등의 범죄도 가능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조재우/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
″하루 아침에 장부 거래에서 실제 코인이 해킹당하든지 장부가 잘못돼서 무슨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늘 사실입니다. 적절히 감시를 받지 않으면 파산을 할 수 있는 위험이…″
현재 반환 안 된 비트코인은 모두 125개.
이찬진 금감원장은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이 ″반환 대상인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으며, 원물 반환이 원칙″이라고 밝혔습니다.
애초에 빗썸이 이벤트로 1인당 2천 원을 주겠다고 공지한 만큼, 부당이득이라 반환해야 한다고 못 박은 겁니다.
빗썸의 고객 자산 관리 등 실태를 조사 중인 금융당국은 거래소 전반으로 점검을 확대해 유사한 사고를 방지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