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류현준

좁은 철창서 머리 '쾅'‥곰 세 마리가 왜 절에

입력 | 2026-03-23 07:28   수정 | 2026-03-2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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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올해부터 곰 사육이 금지됐지만,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일부 민간에서 많은 곰들이 사육되면서, 관람용으로 전시되고 있습니다.

한 사찰에서 키우는 곰들은 이상 행동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류현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반달곰 있는 곳′으로 홍보하고 있는 전남 구례의 문수사.

법당 한쪽, 철창 우리 안에 갇힌 반달가슴곰 세 마리가 보입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지만, 여기선 사실상 유료 전시물입니다.

2천 원을 내면 사료 한 바가지를 줄 수 있게 돼 있는데요.

한쪽에 있는 불전함 위엔 사무장의 계좌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좁은 우리 안을 맴돌던 곰이 갑자기 철창에 머리를 들이받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동물이 보이는, 이른바 ′정형행동′입니다.

[사찰 방문객 (지난 10일)]
″반달곰이 있다고 해서 오늘 처음 왔는데 이렇게 갇혀 있는 거는 몰랐어요. 생각도 못 했어요.″

정부는 올해부터 개정된 야생생물 보호법에 따라 곰의 사육과 웅담 채취를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문수사의 곰들은 사육곰이 아닌 전시 목적의 곰이라 그 법을 적용받지 않습니다.

또, 동물원 외 다른 시설의 야생동물 전시는 3년 전 법 개정으로 금지됐지만 이미 전시되고 있는 동물들은 내년 12월까지 법 적용이 유예됐습니다.

[윤주옥/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대표]
″동물원이나 이렇게 되게 또 다른 열악한 환경에 있는 곰들이 한 4, 50마리 정도는 되는 걸로.″

문제는 전시곰들이 풀려나도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절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국내 1호 공영 사육곰 보호시설.

넓은 방사장에서 정형행동을 줄이는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최신영/국립공원공단 사육곰보호센터]
″먹이를 먹는 양상이라든지 움직이거나 걷거나 하는 양상은 되게 양호하게 잘 판단이 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례 곰 마루 쉼터는 30개 방 가운데 이미 24개가 차 있고, 충남 서천 보호시설은 완공이 미뤄져 아직 공사 중입니다.

게다가 정부의 사육 금지로 당장 보호가 필요한 사육곰이 전국에 180여 마리나 돼 전시용 곰에 대한 수용 대책도 시급해 보입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